여자는 항상 옳다
Posted 2024. 8. 2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오래 함께 일했던 이 목사가 작년부터 새로 일하고 있는 양평 서종면에 있는 하이 패밀리에 갔다가 화장실 앞에 세워 놓은 고풍스런 철판 안내 문구가 흥미를 끌었다. 남자는 왼쪽, 여자는 오른쪽이라는 단순한 문구였는데, Because와 Always에 느낌표까지 있어 무슨 심오한 의미가 있는 건가 싶었다.
남자는 좌파, 여자는 우파 같은 내가 모르는 색다른 의미가 숨어 있나 하면서 그 찰나의 순간에 빠르게 머리를 굴리는데, 이 목사의 골 때리는 한마디가 빵터지게 만들었다. 여자는 항상 '오른'쪽이 아니겠냐는 거다. 여자는 항상 옳다는 숨은 뜻이 있나 보다 싶어 지레 '옳은'으로 읽으려 했는데, 그냥 '오른'으로 읽으니까 뜻이 자연스럽게 통하는 말장난성 잠언이었다. 소품 하나로 호기심을 느끼게 하고 긴장을 풀게 하는 장치였다.
유머와 위트가 있는 그럴듯한 해석은, 아마 아이디어 뱅크 송길원 목사의 작품일 것이다. 가정 사역과 상담 사역을 오래해 온 송 목사와는 오래 전부터 알고 지냈는데, 국내에서보다 미국 코스타에서 더 자주 만났다. 동년배로 여전히 섬세하고 날카로우면서도 부드러워진 그와 밀린 얘기들을 나누었다. 최근에 쓴 책을 받았는데, <뭐 하니? 멍하니!>란 멍 때리기를 권하는 명상, 아니 멍상 잠언집이었다. 송 목사다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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