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를 만든 사람들
Posted 2024. 9. 11. 00:00, Filed under: I'm journaling/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
오랫동안 책꽂이에 꽂혀 있던 시오노 나나미의 <르네상스를 만든 사람들>을 꺼내 읽었다. 한길사에서 2001년에 나온 양장본인데, 아마 그 해에 사 놓고 제대로 안 읽고 묵히다가, 갑자기 충동적으로 읽기 시작한 것이다. 피렌체와 로마, 베네치아 등 이탈리아 네 도시에서 르네상스가 어떻게 일어나고 전개됐으며, 주요 인물들의 활약상은 어떠했는지를 살필 수 있었다.
문답식 경어체로 군더더기 없이 쉽게 말하고, 소제목 하나가 몇 페이지 밖에 안 돼 읽기 수월했다. 역량 있는 대가가 요점만 들려주는 강의를 따라가는 느낌이었다. 도판이 많은 것도 그 시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 좀 더 일찍 읽었으면 좋았겠다 싶으면서도, 지척에 두고도 중세 역사처럼 묻혀 있다가 이제라도 읽은 게 다행이고, 두 차례 유럽 여행으로 책에 나오는 인명과 지명, 역사 등을 약간 맛봐 좀 더 감을 잡을 수 있었다.
말미에 부록 격으로 13C 초반 성 프란체스코부터 16C 후반 셰익스피어까지 "르네상스의 주역들" 60여 명에 대한 출생연대 순 인물사전 형식 소개도 유익하다.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전 15권)를 위시해 수십여 권의 저작으로 거의 혼자 일가를 이루었는데, 학자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독특한 인물이고 문제적 저술가이다. 뒤늦게 뛰어들 순 없고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 등 두어 권을 도서관에서 더 읽어보려 한다.
알고 싶다는 욕망, 보고 싶다는 욕망, 만족할 줄 모르는 탐구심이야말로 르네상스의 원천이다. 피렌체에 이어 로마도 이 르네상스 정신에 물든 것이다. (252,3, 27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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