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성한 생명력
Posted 2024. 10. 5.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산길을 걸을 때마다 사람이 만든 등산로나 계단과 함께 커다란 나무들이 자라면서 겉으로 드러난 뿌리들(5/22/12)이 연출하는 자연 계단을 지나게 된다. 소나무와 참나무, 전나무 등 키가 큰 나무들은 그늘도 넉넉하지만, 이리저리 얽힌 뿌리 또한 거대해 밟고 지나가는 계단이 되거나 잠시 앉거나 배낭을 내려놓고 숨을 돌리는 여유를 맛보게 한다.
경사진 길에서 검단산 소나무 뿌리들(9/25/23)은 마치 이 나무는 위로 자라는 것 못지 않게 아래로, 밑으로도 자란다는 걸 보여주기라도 하듯 대단한 기세를 보이고 있다. 원래는 흙에 덮여 땅아래에 있다가 비바람에 쓸리고 파이고 사람 발에 밟히면서 겉으로 드러난 것들이다.
이런 뿌리들을 보노라면 무엇보다도 나무의 왕성한 생명력에 경외감을 갖게 된다. 무수히 밟히고 패이고 하면서도 굳굳하게 자리 잡고 멀쩡하게 존재하니 말이다. 나무에게 작은 시련 따위는 별일 아니라는듯이 무심한 표정이다. 피해서 땅을 밟는다고 해도 중간중간 어쩔 수 없이 이 뿌리들이 이루는 계단을 밟을 수밖에 없는데, 풍경을 이루고 계단을 이루는 나무 뿌리들이 없었으면 얼마나 심심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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