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가 돌출된 나무들
Posted 2023. 9. 25.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주말에 오랜만에 동네산 검단산을 오르는데, 거대한 뿌리가 돌출된 나무가 많이 보였다. 처음 본 건 철갑을 두른 소나무였는데, 뿌리가 웬만한 나무 기둥만큼 굵은 게 계단처럼 밟고 오르내리도록 제 몸을 내어주고 있었다. 겉으로 드러난 게 이 정도면 땅 아래 깊이 박힌 뿌리들은 또 얼마나 거대하고 여러 방향으로 뻗어 있을까.
조금 더 올라가니 이번엔 다른 나무가 얼기설기 섞인 채 뿌리를 드러내고 있었다. 이런 나무들은 키가 보통 10미터를 넘는데, 저 큰 키를 지탱하기 위해 땅속에 얼마나 많은 뿌리들이 깊이 박혀 있을지를 짐작하게 만든다. 처음부터 이렇게 뿌리가 드러나진 않았을 텐데, 비와 바람과 시간과 등산객들의 발걸음 속에 이리 되었을 것이다.
이렇게 뿌리를 드러낸 나무들은 산에는 부지기수로 많아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이 산 저 산에서 흔히 볼 수 있다(9/25/20). 우리 나무들과는 유가 다르지만, 내가 본 나무 뿌리 가운데 가장 거대한 것은 홍콩에서 본 반얀나무(11/23/14)와 뉴질랜드에서 본 나카탐볼 나무(1/14/19)였다. 이런 나무들은 약간의 공포심마저 들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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