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박한 벤치
Posted 2024. 12. 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아서라, 말아라
거리를 다니다 보면 벤치가 보이는데, 종종 가운데 부분에 뭔가 설치해 놓은 것들을 보게 된다. 발을 걸어 윗몸 일으키기 하게 하는 것도 아니고, 팬데믹 이후 사회적 거리 두기의 일환으로 너무 밀집하지 않도록 3인용 벤치를 2인용으로 구획해 놓은 건가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저 눕지 못하도록 장애물을 설치해 놓은 것이다.
특히 횡단보도 주변이라든지, 시내 번화가 주변이나 공원 같이 다중이 지나다니며 이용하는 벤치들에 이런 장치를 해 놓았다. 봄여름가을 날씨 좋을 때 벤치가 보이면 앉았다가 누울 수도 있어 조금 심한 거 아닌가 했는데, 이렇게 해 놓은 이유가 있었다. 노숙자들이 벤치를 차지하고 눕는 걸 방지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니까 고육지책인 셈인데, 나름 이유가 있는 풍경이었다. 물론 이렇게 해 놓았다고 해서 누우려는 이가 아주 못 누울 건 없어 누울 사람은 어떻게든 눕겠지만, 약간의 방지 효과는 있어 보였다. 그래도 단순하고 멀쩡한 벤치를 굳이 이렇게까지 좀 야박하게 구획화 할 필요까지 있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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