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꽃터널
Posted 2025. 7. 25.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한강변 산책로에 능소화 터널(8/14/21)이 생겼다. 실제 터널은 아니고, 산책로 사잇길에 아치형 파이프로 십여 미터쯤 터널처럼 만든 길이 시절을 바꿔가며 장미철엔 장미 터널(6/16/21), 한여름엔 능소화 터널을 이루는 곳이다. 붉고 큰 장미도 볼만 하지만, 꽃이 크고 나팔처럼 생긴 주황색 능소화 꽃길도 제법 근사해 보인다.
터널이라기엔 조금 어폐가 있는 꽃길이지만, 도로변 담벽이나 아파트 사잇길 같은 데서 높이 치고 올라간 덩굴처럼 퍼지는 특성을 보인다. 능소화는 꽃도 예쁘지만 이름도 고운데, 한자는 凌霄花로 조금 읽고 쓰기 어렵다. 그래선지 옛날엔 양반집 마당에만 심던 꽃이라고 한다.
이런 꽃터널은 꽃이 피어 있을 때도 보기 좋지만, 꽃이 져서 땅에 하나 둘 떨어져 있을 때도 보기 좋다. 떨어진 벚꽃잎들이 땅을 수놓을 때의 은은한 아름다움까진 아니어도, 그냥 지나치기 애잔한 처연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아직 덜 피어나 관찰하기 좋은 이맘때가 제일 보기 좋은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