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 바르셀로나
Posted 2011. 5. 3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11시에 잠을 청하고 새벽 2시 50분에 알람에 맞춰 일어났다.
UEFA 컵 결승전을 시청하기 위해서였다. 전문가들은 바르셀로나의
우세를 점치는 가운데 아무래도 박지성이 뛰는 맨유가 이겨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잠을 쫓으며 세 시간 가까이 경기의 흐름에 몰두했다.
흰색 13번이 박지성이다. 경기 내내 운동장 전역을 왔다 갔다 하면서
부지런히 뛰었다. 메시를 봉쇄하는 역할도 그런대로 잘 수행했지만, 공격
가담에선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전후반 90분 풀타임을
소화해 낸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밖에.
FC 바르셀로나의 10번 메시는 경기 내내 중원을 지배하면서 맨유를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메시와 그의 친구들은 6:4 또는 7:3 정도로 경기를
지배하고 압도했다.
메시는 1:1 동점 상황에서 승부의 추를 확실하게 가져오는 득점을
성공시켰다. 경기 중 몇 번은 찾아오게 마련인 득점 찬스를 먹이를 놓치지
않는 독수리마냥 제대로 살려냈다. 그걸로 경기는 사실상 끝이었다.
이번 경기는 양팀 선수들의 열띤 경연 못지 않게 양팀 감독의 지략 대결도
흥미를 끌었는데, 과르디올라가 서른 살이나 많은 백전노장 퍼거슨의 안방에서
보란듯이 한 방 먹이면서 통쾌하게 승리를 가져갔다.
여우같다는 퍼거슨 감독도 과르디올라와 메시 앞에서는 역부족이었다.
결과론이지만, 90분 내내 유효 슈팅이 1개밖에 안될 정도로 밀렸던 맨유라면
욕은 좀 먹더라도 수비 전술로 나와 바르셀로나의 파상 공격을 줄기차게
버텨내다가 역습을 노렸으면 어땠을까 하는 게 내 관전평이다. 아마
그러기엔 퍼거슨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던 것 같다.
챔피언 바르셀로나의 완승이었다. 위탄 김태원 식으로 말하자면, FC
바르셀로나의 축구는 정말 아름다웠다. 새벽 선잠을 깨고 지켜볼 만한
대단한 경기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맨유엔 조금 실망했지만, 두 팀 간에
근소한 실력 차가 존재한다는 걸 보여주는 한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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