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억새밭

볕 좋은 가을날 오후 강변 산책로를 걷는데, 수풀의 억새들이 나무와 풀밭 사이에서 하늘과 구름을 배경으로 춤을 추고 있었다. 사람키 두 배 정도 되도록 자랄 때도 있지만, 아직 그 정도는 아니어도 볼만 했다. 아내와 함께 걸을 때면 늘 이게 억새인가 갈대인가 서로 궁금해 하곤 했다. 

 

이런 억새밭은 보통 때도 근사하지만, 이렇게 볕좋은 날엔 더욱 빛을 내고 빛나는 것 같다. 조금 더 걸어서 각도가 바뀌니 스타필드와 검단산까지 보이면서 억새밭이 윈도우 배경화면을 이루고 있었다. 가을이 조금 더 익어가면서 두 달 남짓 더 이런 풍경을 선사할 것이다. 이쯤 되면 순천만 습지 갈대밭(12/1/16)이 별로 부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