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열린 송현
Posted 2023. 10. 1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주일예배를 마치고 점심 먹고 바로 집에 가기엔 날씨가 너무 좋아 지난 초여름에 찾찼던 경복궁 옆 열린 송현(6/6/23)을 아내와 함께 걸었다. 미군 시설이 있던 자리에 호텔 건립을 하려다가 문화재위원회의 반대로 시민들에게 열린 공간이 되었다. 전망대에 올라 북악산을 바라보니 북한산도 살짝 보였다.
시내 한복판에 무얼 지어 채우기보다 비워두고, 땅을 쪼개 이것저것 만들기보다 통으로 남겨두는 것만으로도 숨통이 트이고 그 자체가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았다. 금싸라기 땅을 어떻게든 개발하려는 논리보다 그냥 자연스럽게 놔두면 좋을 텐데, 뭐가 들어설지 모르겠다.
초여름엔 안 보이던 적당한 크기의 돌들로 경계를 삼은 작은 연못이 보였다. 세워 놓은 큰 나무 기둥과 주위를 걷는 이들이 수면에 데칼코마니를 연출하고 있었다. 길 건너 인사동 골목 가게들을 둘러보다가 낙원상가 옆 종로3가 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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