쭈삼
Posted 2023. 12. 3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
오랜만에 쭈삼을 먹었다. 솥뚜껑 철판 움푹한 데에다 떡이 들어간 양념 쭈꾸미를, 테두리엔 냉동 삼겹살을 보기 좋게 얹으면 금세 익고 구워져 허겁지겁 먹게 된다. 삼겸살 대신 새우를 놓으면 쭈새가 되는데, 광희동 평양면옥 뒤 먹자골목에 있는 장충 쭈꾸미는 양념을 맵지 않게 해서 점심식사로 딱이었다.
추운 겨울날에 쭈꾸미를 먹으니 땀이 조금 났는데, 평일 점심 때나 퇴근길엔 웨이팅이 제법 될 것 같았다. 공기밥은 세 가지 방식으로 먹을 수 있는데, 평범하게 밥 공기에 쭈꾸미를 얹어 먹거나, 먼저 쭈꾸미와 삼겹살을 반쯤 먹은 다음 공기밥을 투하해 비비고 볶아 먹으면 한층 맛이 업그레이드 된다.
최상은 쭈꾸미와 삼겹살을 거의 먹은 다음 날치알과 김가루가 들어간 밥을 볶아 먹는 게 정석이고, 가장 맛나긴 한데, 재료의 특성상 밥만 볶아도 훌륭했다. 대개 매운맛도 중화할 겸 달걀찜을 곁들여 먹는데, 식사보다 안주로 먹는 이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