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달라진 걸까
Posted 2011. 6. 15.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아서라, 말아라사무실 앞 공터는 8년째 건물이 들어서지 않고 비어 있다. 원래는
소방서인지 파출소인지가 들어설 자리라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냥
공터로 남아 있다.
아파트단지와 주민센터(동사무소)가 지척이라 오가는 사람들이
보기에 안 좋다고 생각했는지 4, 5년 전엔 동사무소에서 울타리를 치고
공공근로하는 어르신들을 동원해 풀을 심었다. 공터 대신 작은 공원을
만들고 싶었나 보다(공원이라기엔 작고 옹색하다).
그러더니 언제부터인가 구획을 지어 지나다니는 길을 만들고 철마다
한 번씩 꽃도 심고, 배추도 심고 뽑기를 반복하고 있다. 지난주 금요일 오전엔
남녀 30여 명이 대거 몰려와 한쪽에선 잡초를 뽑고, 다른 한쪽에선 작은
연못에선 뜰채로 쓰레기나 잡초를 건져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일하는 사람보다 서 있거나 왔다 갔다 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 같아 보였다. 아무래도 작업 공간 넓이와 미션에 비해
너무 많은 사람이 투입된 것 같았다. 이 정도 일이라면 반 또는 반의 반만
투입해도 될 것 같아 보였다.
한 시간쯤 지났을까 바깥이 조용해진 것 같아 다시 내다보니, 할당된
작업이 끝났는지 대부분 서 있고 소수가 마무리 작업을 하는 것 같았다.
방금 전엔 수고했다며 수박을 가져와 한쪽씩 갈증을 푸는 것 같기도 했다.
뭐가 달라진 걸까? 그냥 놔두면 쓰레기가 쌓이고 지저분해지고 아무나
와서 주차할까봐 울타리를 치고 풀과 꽃을 심고 철이 되면 또 다른 작업을
할당하는 일을 수년간 반복해 오고 있다. 일하러 온 이들이 자원봉사를 하는 건지,
아니면 일당을 받고 공무를 처리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경우든
큰 의미는 없어보였다.
이럴 바에는 주민들에게 주말농장으로 개방하든지, 주차공간 부족한
주변 사무실들에 주차공간으로 저렴하게 내주든지 하는 게 훨씬 실속 있어
보이는데, 그럴 기미는 영 보이지 않는다. 뭐, 내 방 옆에 다른 빌딩이
안 들어서서 모락산을 가리지 않는 건 좋지만, 어쩌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