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딸기
Posted 2011. 6. 1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6월이 되면서 점심산책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봄겨울에 했던 것처럼 사인암까지 갔다 오노라면 일단 더워진 날씨로 조금씩 늘어지고 땀이 나게 돼 가급적 가벼운 평지 산길 쪽, 그러니까 둘레길 걷는 기분으로 산보하거나, 아니면 하루 이틀은 퇴근길에 등산하는 걸로 바꿨다.
목요일 점심 산책길에 산딸기를 만났다. 밭이 있는 길가 풀 사이로 작은 산딸기들이 달려 있었다. 두세 걸음 정도 되는 폭에 잘 익은 빠알간 딸기들이 존재를 알리고 있었다. 대부분 풀 사이에 숨어 있지만, 그 중 몇은 더 이상 존재를 감출 수 없어 밖을 향해 삐죽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큰 게 보통 딸기의 1/3 쯤 돼 보이고, 거개는 손톱 만했다. 쳐다보기만 해도 벌써 입에 침이 감도는 신 맛을 낼 것 같았다. 우리 사람, 이런 거 쳐다만 볼 뿐, 감히 딸 생각은 하지 못한다. 아니, 손에 묻히길 싫어한다. 발걸음 멈추고 겨우 몇 장 찍어만 왔다. 근데, 산딸기 있는 곳에 뱀이 다닌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이거 확실한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