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하늘
Posted 2011. 9. 1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요즘 하늘은 참 보기 좋다. 예전에도 이런 맑은 하늘과 흰 구름이 없던 건 아니지만
요 근래는 유난히 청명하고 풍성한 느낌을 준다. 목요일 점심 때 모락산 사인암에 오르니
멀리 앞으로는 관악산이요, 왼쪽으로는 수리산, 오른쪽으로는 청계산이 뚜렷이 보이는데,
정상부만 아니라 능선들이 파도를 이루고 있었다.
지나간 모양이다. 이곳은 비행기들이 많이 다니는 하늘길이라 능선을 걷다 보면 하늘색과
색동날개 국적기들을 가끔 볼 수 있는데, 바로 전에 한 대가 지나갔나 보다. 흰 꼬리가 구름을
뚫고 길게 이어지는 게 에어쇼 부럽지 않다. 어찌 보면 하늘에 매단 길다란 빨래줄 같기도.
저녁 하늘이 예사롭지 않다. 다들 아이폰으로 찍어대기 바빴다. 놓치기 아까워 디카를 꺼내
와 허겁지겁 몇 장을 담았다. 고수들의 말로는 해 지기 전 남은 얼마간의 빛이 좋은 사진을
만든다는데, 과연 저녁 해는 1-2분이 달랐다.
이런 요즘 가을 하늘의 조화를 미리 알았더라면 그까짓 저녁쯤 거르거나 미루고 다시 산에
올라 마냥 탁 트인 하늘을 무대로 맘껏 달리고 뛰고 휘어감고 흐트러지면서 한판 신나게
노는 구름 사진을 얻을 수 있었을지 모르겠다. 문자 그대로 프리 스타일로 보는 이들을
가슴 뛰게 만드는 가을 하늘이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