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산에 오르다
Posted 2011. 6. 23.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
소구니산에서 유명산까지는 40분 정도 걸렸는데, 두 산의 해발 높이
차는 62m. 그러니까 거리는 제법 있지만 높이는 거의 완만하다는 얘긴데,
실제로는 내려갔다가 약간 올라간 다음엔 평평한 길의 연속이었다.
기분이 좋으니까 길도 좋은 건지, 길이 좋아 기분이 좋아진 건지
모르겠지만 유명산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가볍고 경쾌했다. 중간에 산나물
캐는 어른들을 만났는데 뭘 따시냐고 물으니 먹취, 떡취 등을 딴다고
한다. 하나도 알아 들을 수 없었다. 나뭇잎이라곤 하나도 없는데도 나름의 위엄이 느껴지고 포스 만땅인
나무를 만났다. 모두 초록이 한창인데, 이 나무는 개성인지 고집인지 존재감이
대단했다. 가오가 대단했다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정상을 3백 미터쯤 남기고 삼거리를 만났다. 양쪽에 놓인 벤치가
한가했다. 앉아서 켜켜이 펼쳐지는 산세를 감상하라는 취지겠지만, 벤치
위로 나무가 없어 햇볕이 뜨거울 땐 앉기보다는 사진에 담기 좋은 구도였다.
나란히 놓인 벤치에 앉아 오른쪽을 바라보면 행글라이딩 하는 이들을
볼 수 있다. 이 지점까지 4륜 자동차가 올라올 수 있다는 말이다. 산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인 것 같다.
유명산 정상은 넓고 등산객들이 많았다. 산이 제법 큰 게, 오르는 길이
대충 봐도 네 군데나 된다. 내가 오른 소구니산 방향, 삼거리에서 만난 마을에서
올라오는 길, 주등산로 격인 계곡길과 휴양림에서 올라오는 길.
돌무더기가 쌓여 있는 정상 표지석도 웬만한 산은 저리 가라다. 제작도
산림청에서 해서 꽤 있어 보인다. 다들 인증샷을 찍기에 바쁘다. 누군가
찍어달라더니 나도 찍어주었다.
차는 62m. 그러니까 거리는 제법 있지만 높이는 거의 완만하다는 얘긴데,
실제로는 내려갔다가 약간 올라간 다음엔 평평한 길의 연속이었다.
기분이 좋으니까 길도 좋은 건지, 길이 좋아 기분이 좋아진 건지
모르겠지만 유명산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가볍고 경쾌했다. 중간에 산나물
캐는 어른들을 만났는데 뭘 따시냐고 물으니 먹취, 떡취 등을 딴다고
한다. 하나도 알아 들을 수 없었다. 나뭇잎이라곤 하나도 없는데도 나름의 위엄이 느껴지고 포스 만땅인
나무를 만났다. 모두 초록이 한창인데, 이 나무는 개성인지 고집인지 존재감이
대단했다. 가오가 대단했다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정상을 3백 미터쯤 남기고 삼거리를 만났다. 양쪽에 놓인 벤치가
한가했다. 앉아서 켜켜이 펼쳐지는 산세를 감상하라는 취지겠지만, 벤치
위로 나무가 없어 햇볕이 뜨거울 땐 앉기보다는 사진에 담기 좋은 구도였다.
나란히 놓인 벤치에 앉아 오른쪽을 바라보면 행글라이딩 하는 이들을
볼 수 있다. 이 지점까지 4륜 자동차가 올라올 수 있다는 말이다. 산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인 것 같다.
유명산 정상은 넓고 등산객들이 많았다. 산이 제법 큰 게, 오르는 길이
대충 봐도 네 군데나 된다. 내가 오른 소구니산 방향, 삼거리에서 만난 마을에서
올라오는 길, 주등산로 격인 계곡길과 휴양림에서 올라오는 길.
돌무더기가 쌓여 있는 정상 표지석도 웬만한 산은 저리 가라다. 제작도
산림청에서 해서 꽤 있어 보인다. 다들 인증샷을 찍기에 바쁘다. 누군가
찍어달라더니 나도 찍어주었다.
처음 오는 산의 정상에 서는 일은 즐겁다. 평소 안 쳐다보던 하늘도
괜시리 한 번 봐주고, 앉아서 쉴만한 공간을 찾아본다. 다 좋은데, 문제는
단체로 온 이들이 왁자지껄 박장대소 하면서 음식과 술을 펼쳐놓는다는 것.
휴식을 취하기엔 다소 소란스러워 되돌아오다 어느 나무밑에 자리를
깔고 기대 앉아 책을 편다. 평소보다 집중이 되어선지 잘 읽힌다.
유진 피터슨의 1987년작 <균형있는 목회자 Working the Angels>를
두 챕터쯤 읽고 내려왔다.
요즘 피터슨의 책을 읽으면서 내가 만약 2, 30년 전에 그의 책에
심취했다면 목사가 되겠다고 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생전 처음
들었다. 내가 그 동안 목회 또는 목회자에 대해 갖고 있던 선입견이나
편견들이 끼친 악영향에 세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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