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한 번 좋네
Posted 2011. 10. 1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주말 이틀을 끙끙 앓다 겨우 일어났다. 금요일 오후부터 훌쩍거리기 시작한 콧물은 저녁이
되면서 감기 기운으로 발전했고, 어머니를 보광동에 모셔 드리고 늦게 돌아와 어떻게 슈스케까진
봤는데, 그 다음부턴 몸살 기운으로 번져 이불 두 장을 뒤집어쓰고 골아 떨어지기에 이르렀다.
토요일엔 오한까지 찾아와 종합감기 4종세트를 섭렵하기에 이르렀다. 집에 있는 약을 몇 알
털어 넣었으나 역부족, 로즈매리가 끓여준 생강대추차를 마셔대도 좀처럼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두 밤을 끙끙대고 나니 슬슬 물러가기 시작해 주일 오후예배와 등록과정 성경공부를 겨우
마치고 돌아올 때쯤 되어서야 진정 기미가 보였다.
30년 넘은 알레르기 비염 때문에 코감기는 달고 살다시피했지만, 등산을 시작한 요 몇 년은 거의
아픈 적이 없었는데, 방심하고 있다가 된서리를 맞은 것 같다. 이틀 간 하도 코를 풀어대 클리넥스가
남아나질 않았고, 급기야 오늘은 코와 윗입술 사이가 벌겋게 부풀어오르기 시작했다.
비가 오긴 했지만 황금 계절 주말 이틀을 방구석에서 보낸 게 아쉬워 월요일 점심시간이 되자
마자 기다렸다는듯이 사인암에 갔다 왔다. 산길을 걷자니 몸이 좋아지는 것 같고, 콧물이 더 이상
흐르지 않으니 살 것 같다. 비 온 뒤의 가을 하늘과 그 햇살을 받아 빛나는 나무도 환호하는 것
같았다. 햇살 한 번 끝내주게 좋은 가을 오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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