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따기 체험
Posted 2011. 11. 11.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놀멍 쉬멍 걸으멍
그 동안 제주에 몇 번 가서 귤밭 구경은 했지만 직접 따본 적은 없었는데, 이번 여행에서 드디어 처음으로 귤 따는 체험을 했다. 여행 둘째날이자 돌아오는 날인 11월 1일은 마침 서귀포 중산간에 있는 농업기술센터(seogwipo.agri.jeju.kr)가 감귤 따는 체험을 시작하는 날이었다.
단돈 2천원의 체험비를 내고 입장하면 잘 단장된 녹차밭이 시원하게 펼쳐지는데, 4-5월에 가면 수제차 만들기를 체험할 수 있다. 1-2월은 감귤 가공, 6-9월은 감귤 염색, 그리고 10-12월은 감귤 따기와 밭작물 수확을 체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연중 운영된다. 차밭은 키가 1m 정도 됐다.
감귤도 사과나 다른 과일처럼 품종이 다양하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다. 대부분 노지에서 재배했는데, 일부는 실험용인지 비닐하우스도 여러 동 설치돼 있었다. 당도를 높이고, 신품종을 개발하는 게 이 곳의 주업무 같았다.
군데군데 감귤 모양의 큰 의자와 테이블을 조형물로 만들어 놓아 눈길을 끈다. 요 근래 본 의자 가운데 제일 화려하고 향기가 났다.^^ 앉으면 기분이 좋아질 것 같아 일부러 한 번 앉아 봤는데, 일단 눈이 즐거웠다.
오늘의 메인 이벤트는 눈에 보이는 감귤을 마구마구 따 보고, 먹을 수 있을 만큼 즉석에서 껍질 벗겨 맛보는 것이다. 우리는 점심 먹고 오후에 들렀는데, 오전에 오픈해서 많은 사람이 다녀갔는데도 감귤나무엔 귤이 주렁주렁 달려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귤나무는 키가 작고 나무 한 그루가 꽤 많은 귤을 맺고 있었다.
입장료 겸 체험비 2천원을 내면 세 가지를 준다. 왼손에 끼는 목장갑, 오른손으로 잡고 감귤 꼭지를 따는 가위, 그리고 자기가 딴 걸 담아갈 수 있는 비닐봉지. 고삐 풀린 망아지들마냥 이리저리 다니면서 귤을 따서 일단 몇 개씩 맛을 보는데, 캬~ 마트에서 사다 먹는 귤과는 확실히 달랐다. 귤향기도 신선하거니와 당도가 높고 물이 많은데다 별로 시지 않아 다들 입이 호사를 했다.
처음엔 열 개나 스무 개만 담아야지 했는데, 견물생심이라고 귤밭 천지에서 다들 정신없이 꾹꾹 눌러^^ 담았다. 누구라 할 것 없이 이렇게 봉투가 터지도록 담았는데, 아무도 뭐라 안 했다. 평소 귤을 아주 좋아라 하진 않는 나도 귤밭에서 따먹은 게 예닐곱 개는 족히 되고, 로즈마리와 둘이 따서 들고 나와 배낭과 가방에 가득 넣어 낑낑거리며 매고 집에 와서 바구니에 담아보니 세상에! 근 백 개 가까이 됐다. 각자 먹고 딴 게 오십 개씩은 됐으니 이날, 우린 횡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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