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문 보는 법
Posted 2012. 1. 1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신문은 어렸을 적부터 내 오랜 친구였다. 확실한 기억은 아니지만, 너댓 살 무렵부터 어른들이 보던 동아일보를 곁눈질하면서 한글과 한자를 익혔고, 그후에도 거의 매일 빼놓지 않고 봤으니까 가장 오래된 친구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뭐 우리 세대는 선호하는 신문,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대개 그러할 것이다.
삼십 년 넘게 봐 왔던 신문이 80년대 이후 조중동이라 불리면서 삽질을 계속해서 오만 정이 떨어져 새 신문으로 바꿨다. 오륙 년 전부터 노안이 오기 시작해 신문의 작은 글자가 시원하게 읽히지 않아 조금 불편했는데, 작년에 아이패드가 생기면서 이 불편이 많이 해소됐다. 이 신문이 종이신문 구독자에게는 아이패드로도 다운 받아 볼 수 있는 <한겨레 가판대>란 앱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종이 신문을 구독하지 않고 보려면 일주일에 삼천원 넘게 청구되는데($2.99), 값도 값이지만 종이 신문 받아보는 재미가 여전히 크고, 정기구독자 신분을 놓치고 싶지 않아 계속 보고 있다. 그래서 주말엔 주로 종이 신문을 읽고, 주중엔 출근 전에 아이패드 신문을 다운받아 훑어보는 라이프스타일이 형성됐다. 종이 신문을 아예 안 보는 건 아니지만, 요즘 우리집에서 종이 신문은 주로 로즈마리가 읽고 있다.
다른 일도 그렇지만 아이패드 신문 보기도 장단점이 있는데, 가장 큰 장점은 뭐니뭐니 해도 화면에 글자를 키워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표나 그래프 같은 걸 시원하게 보는 데 아주 좋다. 주일에 있었던 민주당 경선 결과도 표를 키워 자세히 볼 수 있다. 단점은 신문 종이 넘기거나 접어 보는 잔재미가 줄어들었다는 정도.^^
또 다른 장점은 몇 초면 하루치 신문을 다운받아 볼 수 있고, 다운받은 건 <보관함>에 차곡차곡 채워진다는 것. 예전에는 지방에 가거나 외국을 가서 집을 떠나면 며칠치 신문을 못봐 몸이 근질근질 했는데, 요즘은 간편하게 다운받아 볼 수 있으니, 굉장한 변화를 누리는 셈이다.
종이를 읽는 것에 비해 화면으로 신문을 읽다 보면 아무래도 눈이 부셔 오래 지속하기는 어려운데, 그러다보니 요즘은 배달된 종이 신문을 빨리 넘기면서 읽을만한 기사를 확인한 다음, 그 기사를 아이패드로 골라 보는 새로운 패턴이 생겼다. 시간이 지나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아이패드 신문 보기는 동영상 기사 등 또 어떤 새로운 방식을 선물해 줄지 모르겠지만, 종이 신문을 완전히 대체할 획기적인 변화가 생기지 않는 한 내 양다리는 계속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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