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문학 책을 몇 권 샀다
Posted 2012. 3. 13. 00:00, Filed under: I'm journaling/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
오랜만에 문학 책을 몇 권 샀다. 시인이 쓴 책 두 권과 한 평론가의 책 두 권 그리고 미국소설 한 권이다. 평소 시와 소설을 거의 안 읽었던 터 - 관심은 있었지만 - 라 이런 책 구입에 서투르고 게을렀는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한꺼번에 몇 권을 주문하게 됐다.
다 맨 밑에 있는 책 때문이다. 두어 주 전부터 <느낌의 공동체>란 제목의 느낌이 너무 좋아 읽기 시작했는데 다행히 읽는 내내 글도 느낌이 좋았다. 76년생이니 아직 마흔이 안 된 신형철(문학동네 편집위원)이란 젊은 평론가가 신문(경향신문)과 잡지(한겨레 21, 시사IN 등) 여기저기 쓴 짧은 글을 묶은 책인데, 내 구미와 기호에 딱 맞는, 한 마디로 썩 괜찮은 책이었다.
밑줄 치면서 읽게 만드는 좋은 표현과 문장도 수두룩하게 많이 나오지만, 이 책, 아니 이 저자에 대한 느낌을 좋게 갖게 만든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는 노무현, 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의 죽음을 추모하는 글도 실려 있기 때문이었다. 빠는 아니었을 것 같은 이이는 김경주와 박상순의 시를 가져와 때론 담담하게, 때론 단호하게 두 거인의 죽음을 추모하고 애도한다.
평론가의 산문이니만큼 시인과 문인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촌평이 그럴싸 했고, 그 중 몇 권은 아예 사 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들었다. 우선 이 평론가의 첫 번째 평론집인 <몰락의
에티카>를 기꺼이 사 주기로 했는데, 에티카는 윤리학의 라틴어이다. 알고 보니 꽤 호평을 받았던 모양이다. 두 번째 책도 400면이 조금 넘는데, 첫 책은 724면에 이르는 두툼한 책이다.
레이먼드 카버(Raymond Carver)의 단편소설집 <대성당>은 어떤 비평가가 가장 완벽한 단편 운운하며 백기를 들었다길래 도대체 어떻길래 하는 호기심으로, 김소연의 <마음 사전>과 권혁웅의 <두근 두근>은 마음 공부와 몸 공부의 참고서가 될만한 뛰어난 시인들의 뛰어난 에세이라길래 한 번 믿어 보기로 했는데, 받아 보니 사길 잘했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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