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 정리 1단계
Posted 2012. 4. 15. 00:08, Filed under: I'm journaling/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
요 두어 주간 저녁 때마다 서재 정리를 하느라 조금 바빴다. 그 동안 줄곧 큰 형님 댁에 머무시던 모친을 5월부터 모시게 되면서 방들의 대이동이 필요했고, 그러려면 오래된 책들을 쌓아두는 기능만 하던 말로만 서재를 비워야 했기 때문이다.
30년 넘게 책을 사고, 모으고, 읽어왔으니 중간중간 일부 정리하긴 했어도 여기저기 책들이 숨어있거나 아무렇게나 쌓여 있어 늘 로즈마리의 눈총을 받으면서도 책 정리는 이사하지 않는 바에야 도무지 엄두를 내지 못하던 해 묵은 작업인데, 이번엔 꼼짝없이 비워내야만 했다.
부랴부랴 사무실 빈 박스를 가져와 서재에 있던 책과 이런저런 자료들을 일단 사무실에 가져다 놓고 정리할 요량으로 일을 벌렸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작업이 컸다. 서재와 베란다에 방치돼 있던 책을 옮겨 담는데 30박스로도 모자랐다.
한 번에 차에 실을 수 있는 게 10박스 정도 되니까 서너 번으로 나눠 실어야 했고, 이제 어느 정도 끝이 보이는 것 같다. 옛날에 부친께서 짜 주신 150×180 크기의 책장을 안방으로 옮겨놓으니 이제야 모양이 나는 것 같은데, 앞으론 이 책장에 너무 많은 책을 아무렇게나 꽂아두거나 쌓아두지 않으리라 다짐해 보지만, 아무래도 지키지 못할 약속 같다.
1단계를 마친 다음 2단계 작업은 사무실 방의 한 면 꽉 차는 책장을 새로 짜 들여놓고 가져간 책 상자들을 풀어 남길 것과 버릴 것을 분류하는 일인데, 사무실에도 이미 여러 책과 자료들이 자리 잡고 있어 아마 한 달은 잡아야 할 듯 싶다. 책과 자료를 버리는 건 다른 어떤 일보다도 어려운 일 가운데 하나지만, 이번엔 제대로 해 보고 싶은데 어떻게 될지.
'I'm journaling > 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님의 주례사 (4) | 2012.06.15 |
---|---|
서평가로 불리다^^ (4) | 2012.06.09 |
한산한 도매서점가 (2) | 2012.03.22 |
간만에 문학 책을 몇 권 샀다 (6) | 2012.03.13 |
어느 문서운동가의 Timeline (6) | 2012.0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