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정당들의 구호
Posted 2012. 3. 2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아서라, 말아라일년 열두 달이 다 그렇긴 해도 좀 더 분명한 정치의 계절이 왔나보다. 요 두세 주간
신문과 방송 뉴스에서 부쩍 선거 관련 코너가 늘어나더니 지난주부턴 거리에도 현수막이
걸리기 시작했다. 아직 주요 정당 개개 후보들의 현수막이나 벽보는 안 나붙었지만,
틈새 비집고 들어가기의 명수들인 꼬마 정당들의 선제공격이 시작됐다.
군소 정당 또는 마이너 정당들은 평소 거의 존재감을 느낄 수 없던 곳들이 태반인데,
이럴 때 목소리를 높여 인지도를 상승시키고 싶은 건 자연스런 현상일 것이다. 그것도
가급적이면 자극적인 언사로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여길 것 같다.
신설동 사거리 한 편에 이름부터 거창한 당들이 꽤 선정적인 구호를 내걸었다. 거의
권위주의 시절 관제 구호에 가까운데, 이들의 주특기는 선명한 편 가르기. 그리고나선 가상의
적들에게 집중포화 퍼붓기. 내용보다도 해체, 저지, 척결 등 원색적인 단어들이 난무하고,
그것도 모자라 느낌표를 하나 둘씩 찍는 걸 빼먹지 않는다. 음~ 연령대가 짐작된다.^^
어떤 당은 네 자로 말하기 선수인가 보다. 지라시 시인의 꿈 프로에 글을 보내도 될
것 같다. 영문까지 병기한 당명은 그리 나쁘지 않은데, 여기도 비전일세. 근데 막상 비전
운운하는 사람이나 단체치고 끝까지 책임 못(안) 지는 게 구태정치였던 것 같은데.
셋 중에 그래도 감각적인 디자인을 선보인 당은 이름이 좀 촌스럽고, 희망지지계층은
조금 헷갈린다. 실제로 이런 당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여기에 빠진 상당수 남성들과 젊은
엄마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다수의 여성들은 무척 섭섭해 할지 모르겠다.
뜨거운 선거철, 과열된 선거판에서 또 어떤 구호와 요란한 목소리들이 활개를 칠지,
혹시 강호에 숨어 있던 좀 제대로 된 인사들이 등용문을 어렵사리 통과해 어지러운 세상
가운데서 그래도 한 줄기 시원한 바람이 되어줄지 궁금하다. 흥미진진. 개봉박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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