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서 듣는 usb
Posted 2012. 5. 3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2001년 6월에 사서 만 11년을 잘 쓰던 차가 주행누적거리가 거의 30만 km에 달해
한두 해 전부터 교체를 진지하게 고려하다가 드디어 4월 말에 새 차를 구입했다. 한 해
평균 2만7천 km를 달렸으니, 조금 많이 뛰긴 했다. 이렇다 할 사고 없이 11년간 출퇴근길을
비롯해 나와 가족들의 성실하고 든든한 발이 되어주었는데, 세월 앞에 장사가 없다더니
여러 노후 증세를 보여 교체는 시간과 돈 문제였을 뿐 더 미룰 상황이 아니었다.
Anyway, 새 차니까 당연히 여러 좋은 점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USB와 AUX 단자가
있다는 게 단연 새 차 분위기를 살려주고 있다. 출근길 50분, 퇴근길 한 시간씩 그 동안
주로 뉴스나 음악을 듣던 시간에 USB에 수록된 강의들을 듣는 재미가 무척 쏠쏠하다.
다는 아니어도 좋은 세미나들을 여럿 청취할 수 있었다. 10여 년 전에는 관심 있는
개별 세미나를 일일이 녹음 테이프나 CD로 들어야 했는데, 언제부턴지 USB에 모든
세미나를 다 수록할 수 있게 돼, 4G 분량의 이 USB는 참가자들에게 $80 정도에
판매도 하고, 수고한 강사들에게 끝날 때 기념으로 하나씩 나눠준 것이다.
코스타 기간 중에는 내가 하는 동시간대에 이삽십 개의 다른 세미나들이 함께
진행돼 물리적으로 다른 강사들의 세미나를 들을 방도가 없었다. 그래서 돌아와서
그 중 꼭 듣고 싶은 강사나 강의를 한두 개 찾아 듣긴 했지만, 아무래도 몰아 듣긴
어려워 간직하고만 있다가 이번에 임자를 만나고 장이 서게 된 셈이다.^^
물론 마음만 있었다면 아이패드에 옮기거나 어떻게 해서든 들을 수 있었겠지만,
천성이 귀차니즘의 지배를 받아 그런 부지런이나 열심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차를 바꾸면서 좋은 강의를 출퇴근길에 앉아서 쉽게 들을 수 있게 됐으니, 이 또한
Surprised by Joy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