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풍조
Posted 2012. 6. 2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사인암에 올랐다가 계원대 쪽으로 내려오는 길 말미에 못 보던 현수막이 하나 걸렸다.
결혼 소개업소에서 단 것 같은데, 산에 오는 유동 인구가 많은데 착안한 것 같았다.
단도직입적으로 내건 슬로건 둘이 눈에 띈다. 일단 빠른 성사에 결혼에 이를 때까지 뒤를
봐주겠다는데, 과연 믿어도 될까 모르겠다. 설마 가입회비 88만원만 챙기는 건 아니겠지.^^
결혼을 생각하는 당사자나 부모들이 희망하는 직업들이 거의 망라돼 있어 우리 사회의
어떤 풍속도를 보여주는 것 같았는데, 재밌는 사실은 초혼과 재혼을 나눠 상대한다는 점이다.
남녀 직업군에 따라 연령대를 표시해 놨는데, 일반적으로 인정 받는 좋은 직업, 안정된
신분일수록 연령대가 낮아보였다.
일부 직업군은 빨간색으로 표시해 놓은 게 그만큼 유리하거나 유망하다는 표시 같았다.
견물생심이라고, 없던 마음도 생기겠다. 다 좋은데, 연령 스펙트럼이 너무 넓고 상한선이 좀
높아보여 과연 그 나이에 성사가 될까 하는 의구심이 조금 들긴 한다. 재혼 희망 조건 가운데
남자는 무출산 여성을, 여자는 무자녀 남성을 희망하는 대목은 약간 웃기면서도 지극히
현실적이란 생각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실제로 이런 곳을 이용하는 이들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 그런대로 장사가 되니까
이런 시도를 하는 것이리라. 어쩌면 별 생각 없던 이들도 이런 걸 보면서 군중심리랄까
대중추수주의에 자신도 모르게 물드는 건지도 모르겠다. 나만 해도 옛날 같으면 눈에 안
들어왔을 텐데, 아이들이 이십대가 되면서 약간의 관심이 생기는 건지도 모르겠다. 재밌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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