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래포구 어시장
Posted 2010. 5. 15. 08:52,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
어렸을 적, 그러니까 40년도 훨씬 전에 어머니와 가 본 기억이 가물가물한 소래포구 어시장을
다녀왔다. 인천 남동구에 있어 외곽순환도로를 타다 제2경인고속도로로 갈아 타면 하남에서 한 시간
조금 더 걸려 닿을 수 있었다. 3년 전에 논현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주변은 아파트 숲으로 변해 있어
예전 풍경을 기억하는 이들에겐 상전벽해 같은 일대변화를 실감하게 했다. 양쪽으로 난전이 펼쳐지는
어시장은 이런 골목 두 개로 이루어져 있어 한 시간 정도 구경하기 딱 좋은 규모였다.
다녀왔다. 인천 남동구에 있어 외곽순환도로를 타다 제2경인고속도로로 갈아 타면 하남에서 한 시간
조금 더 걸려 닿을 수 있었다. 3년 전에 논현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주변은 아파트 숲으로 변해 있어
예전 풍경을 기억하는 이들에겐 상전벽해 같은 일대변화를 실감하게 했다. 양쪽으로 난전이 펼쳐지는
어시장은 이런 골목 두 개로 이루어져 있어 한 시간 정도 구경하기 딱 좋은 규모였다.
어시장이나 수산시장 하면 첫풍경에 들어오는 젓갈 가게들이 입구에 자리하고 있다. 손가락
크기만한 멸치젓을 위시해 시뻘건 양념에 버무린 각양 젓갈들이 밥때가 아닌데도 침샘을 자극한다.
크기만한 멸치젓을 위시해 시뻘건 양념에 버무린 각양 젓갈들이 밥때가 아닌데도 침샘을 자극한다.
새우와 조개들이 일렬로 또는 바구니 가득 수북하게 담겨 있다. 새우는 대략 마트에서 살 때보다
배는 더 주는 것 같았다. 조개를 취향껏 담아 저울에 넘치도록 올리도록 분홍색 바구니가 유혹한다.
나는 정량보다 조금 더 담을 테고, 상인은 거기다 한 웅큼 인심을 얹어줄 테지.
조개구이집에선 하나 나오면 입이 벌어지는 키조개도 여기선 만원 어치면 꽤 주는 것 같았다.
오랫만에 보는 황새기도 있고, 아구 매운탕꺼리도 시장식으로 푸짐하게 담겨 있다.
어시장의 백미 중 하나는 알이 가득 찬 암케들이다. 과일장사들이 잘 익은 수박 속을 보여듯이,
참게들이 알이 꽉 찬 속을 부끄럼 없이 드러내고 있다. 망설이지 말고 대여섯 개 사서 쪄 먹거나,
간장에 담과 게장을 하라고 재촉하는 것 같았다.
참게들이 알이 꽉 찬 속을 부끄럼 없이 드러내고 있다. 망설이지 말고 대여섯 개 사서 쪄 먹거나,
간장에 담과 게장을 하라고 재촉하는 것 같았다.
시장 입구 노점엔 박대나 간자미 등 반쯤 말려 뜯어먹거나 쪄 먹을 수 있는 생선들이 큰 플라스틱
채반에 마치 떨이하듯 놓여 있어 손님들이 시장을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지갑을 열게 한다.
생선 먹을 때 구이가 빠지면 그처럼 섭섭할 수가 없는데, 연탄불은 아니지만 가스불에 노릇노릇 익은
살점 두둑한 구운 생선들은 체면 불구하고 멈춰서서 양손으로 잡고 갈비 뜯는 자세를 요구한다.
오랫만에 눈이 호사를 했는데, 저녁에 회를 먹기로 한 동행이 있어 하나도 사 오지 못했다. 함께한
아내도 집에 오면서 못내 아쉬워했다. 조만간 우리 둘이서만 다시 다녀와야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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