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골에서 산성북문 가는 길
Posted 2010. 5. 30. 08:04,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
5월의 마지막 토요일 산행은 처음으로 고골 방향으로 잡아봤다. 남한산성으로 연결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 한 번 가 본 것이다. 차로 천천히 15분쯤 가서 주차하고 걷기 시작하는데, 초입은 계곡을 낀 식당이 몇 군데 보이는 게 유원지 분위기다.
산행보다는 산책하기에 좋아 보이는 완만한 길이 이어지는데, 제법 울창한 숲이 숨어 있었다. 약간 과장해 표현하자면, TV로 보던 멋진 뉴질랜드의 자연 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었다. 남한산성 북문까지는 1km 조금 넘는 그리 길지 않은 코스라 아내도 수월하게 오를 수 있었다. 표지판을 새로 꾸몄는지 영어와 한자도 병기된 게 디자인이 새롭고 사용된 폰트도 세련돼 보인다.
주변 검단산이나 예봉산과는 다른 분위기가 우리를 매혹시켰다. 몇 번이고 걸음을 멈춰서 나무와 풍경을 담아야 했다. 하남에 17년째 살면서 이곳을 처음 와본다는 게 아쉬울 정도로 멋진 길이다. 아무래도 아무날이나 새벽에 문득 와볼 것 같고, 퇴근길에 들러볼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어느 계절에 와도 호젓하고 그윽해 깊은 평안을 선사해 줄 것만 같다.
천천히 놀멍 걸으명 한 시간 남짓하니 남한산성 북문인 전승문(全勝門)이다. 문을 지나 산성을 끼고 오른쪽으로 도니 수어장대 가는 길이다. 산성에 한 시간 정도 머물다 다시 북문으로 내려왔다. 저녁 땐 하남문화예술회관에서 실로 오랜만에 아내와 연극 <에쿠우스>를 봤다. 정태우와 조재현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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