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사흘 산행
Posted 2010. 5. 24. 11:13,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
연휴 사흘 내리 늦은 오후에 검단산을 찾았다. 연휴 전날인 목요일 저녁은 미국에서 온 큰 처형과
조카와 식사하고 일산에 데려다 주느라 다들 피곤했다. 바다라도 다녀올까 했지만,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고 집에서 책 읽고 TV 보면서 푹 쉬기로 했다. 사실 우리 사람 이런 거 좋아라 한다.
금요일은 더웠다. 혼자 유길준 묘소 쪽으로 오르는 루트를 택했는데, 긴 오르막길이 끝나는 능선에
이르면 정상도 보이고 쉬어가는 벤치도 있다. 여기서부터는 하나도 힘들지 않다. 산 중턱에서
여유롭게 오수를 즐기는 이가 있었다. 정상에서 한숨 돌린 후 곱돌 약수터에서 2리터 생수병 2개에
물을 받아 내려왔다.
토요일은 비가 살짝 왔는데, 로즈매리와 산곡초등학교 쪽으로 올라 산곡샘까지 갔다 왔다.
검단산길 가운데 우리가 제일 좋아하는 길이다. 그리 힘들지도 않고, 로즈매리 말로는 지루하지
않다고 한다. 역시 물병 두 개에 약수를 받아 왔다. 저녁 땐 기원이와 둘이서 코스트코 상봉점에서
피자와 초밥을 사서 보광동 어머니를 뵙고 왔다. 언제부터인지 피자도 잘 드신다.
주일 4시 가까이 되어서야 여유가 생겨 혼자 애니메이션 고등학교 쪽으로 올랐다. 비가 올 것
같기도 해서 배낭에 우산 하나 넣고 긴 팔 셔츠에 반바지 차림으로 올라갔다. 날은 서늘했지만,
곱돌약수터에서 긴 옷을 벗어야 했다.
헐떡고개를 지나 정상으로 오르는 계단에 옅은 안개가 끼어 있었다. 꼭 천국으로 오르는 계단
같았다.^^ 전날부터 비가 와서 요근래 가장 맑은 정상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십여 장 사진을 찍고
온 길로 다시 내려왔다. 물은 한 병만 떴고, 결국 우산은 필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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