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언제나 이 자리에
Posted 2014. 7. 20.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OSTA USA휘튼 대학 교정은 건물과 건물 사이가 넓은데다가 잔디밭이 잘 깔려 있고, 나무들이 잘 가꿔져 있어 시원시원하고 깨끗한 느낌을 준다. 이런 캠퍼스라면 누구라도 잠시 나무 사이를 걷고 싶어지는데, 그런 마음을 알아차리기라도 한듯이 나무밑 동그랗게 흙을 드러낸 부분에 나무나 돌 벤치들이 조용히 자리 잡은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강사 숙소로 쓰인 에반스 홀 뒷편 나무 아래엔 아치형 돌벤치 두 개가 놓여 있었는데, 가운데에 동판이 새겨 있었다. 이네들이 잘하는 것은, 벤치를 놓는 데 졸업생이나 학교 관련 당사자들의 기부를 받고 간단한 사연을 새겨 놓는 건데, 그렇다고 주변과 어울리지 않게 도드라지게 만들어 촌스럽게 보이지 않고 얼핏 봐선 있는지 없는지 모르게 해 자세히 그리고 유심히 봐야 찾을 수 있다는 것.
이 돌벤치는 졸업생이 아니라 이 학교에 물리학 교수로 10여 년간 재직했던 스티븐 라우서(Steven Rauseo) 교수의 가족들이 기증했다. 라우서 교수는 58년 개띠로 내 나이 또래인데, 아쉽게도 40대 초반에 유명을 달리했나 보다. 한쪽엔 그에 대한 간단한 소개가, 다른 쪽엔 그가 남긴 말이 한 구절 새겨 있다. 자연과학자로서 유서 깊은 기독교 대학에서 물리학을 가르친 그가 남긴 말이 인상적이다. 의역을 좀 했다.
선한 청지기로 지음 받은 우리는 우리에게 주신 지성으로 그에게 영광을 돌릴 때 창조 세계를 이해하고 누릴 수 있다. - 스티븐 라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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