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삼월은 추운 삼월이었군
Posted 2015. 3. 1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어제 새벽에 일어나 동네 약수터에 가서 물을 떠 오는데, 하룻 밤새 확 떨어진
온도에 식겁했다. 3월도 중순에 막 접어들고 있는데 영하 7도라니. 꽃 피고 새 우는
춘삼월(春三月) - 물론 음력으론 아직 멀었지만 - 이 됐나 싶던 게 도로 추운 삼월이
되고 말았다. 부랴부랴 옷장에 넣어 두었던 파카를 꺼내 입고 출근했다.
지난달에 둘의 생일턱을 빙자해 오랜만에 이천 아울렛에 가서 둘러보던 중 눈에
탁 띄어 망설이지 않고 사 온 건데, 맘에 들어 줄창 입고 다니다가 3월이 되면서는
입을 일이 없겠지 하던 거였다. 올젠(Olzen)이란 선호하는 남성복 매장 맨앞에 진열돼
있었는데, 컬러나 스타일이 무난해 보여 발걸음을 멈추고 앞뒤를 매만작거리자
한 번 입어 보래서 걸쳐봤더니 착용감도 괜찮았다.
게다가 7만9천원이란 매력적인 가격을 보는 순간, 이건 도무지 망설일 필요가
없는 내 옷이었다. 사실 이 브랜드의 이런 구스 다운은 정상가가 40만원대를 호가해
반값 할인을 해도 보통 20만원은 주어야 하는데, 할인을 한두 번 더 한 건지,
아니면 미끼 상품으로 낸 건지 하여튼 맘에 드는 가격이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찜해 놓고 둘러보는데 안쪽 콤비 코너에서 또 눈에 착
들어오는 진회색 발견, 입어 보고 가격표 보니 50% 할인하면 살만 했다. 지름신
오신 김에 그냥 못 이기는 척 오랜만에 순응하기로 해서 이것도 득템. 콤비를 사러
갔다가 뜻하지 않던 구스 다운을 발견한 게 일사천리 일거양득으로 연결됐다.
이렇게 해서 십 년 넘게 입은 콤비도 새로 장만하게 됐다는 즐거운 이야기까지
하고 보니 역시 추운 삼월이 아니라 춘삼월이 맞다는 조금은 억지스럽지만,
사실은 그렇다는 왔다갔다 하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