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캠퍼스 방문
Posted 2015. 7. 20.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미국 서부 도시들
이번에 며칠간 머문 산호세(San Jose)는 촌동네 느낌이 나는 이름과는 달리 인구 백만으로 인근 샌프란시스코보다 크고, 미국 10대 도시에 턱걸이하는 대도시였다. 인근에 스탠포드 대학이 있고, 애플, 구글 등 전세계 IT 산업의 맹주들이 자리잡고 있는 실리콘 밸리도 가깝다. 마침 Shiker님이 목회하는 하나의 씨앗 교회에 구글 다니는 친구들이 있어 하루 점심식사를 함께하기로 했다.
거리 이름 자체가 구글로(路)일 정도로 구글 캠퍼스는 넓었는데, 직원들의 이동 수단은 재밌게도 구글 자전거였다. 알록달록 컬러풀하게 칠해 한눈에 튀어 보이는 자전거가 구글 캠퍼스 여기저기에 산재해 있고, 필요한 이들은 서 있는 아무 자전거나 타고 가서 볼일을 보면 다른 사람들이 다시 이용하는 시스템이었다. 마치 마트에서 쓰는 카트 같은 개념인데, 간혹 저 멀리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 구글 자전거가 발견되기도 한다고 한다.
방문객들은 초대한 직원 이름이 함께 프린트 돼 나오는 명찰을 달고 다니는데, 전자공학 박사의 초대를 받고 온 우리는 막상 통계학 박사 명의로 이름표를 받았다. 구글 캠퍼스에는 수만 명의 직원이 근무해 식당도 서로 다른 메뉴로 곳곳에 있다는데, 우리가 간 식당은 건강식 위주의 카페테리아였다. 맛이 없진 않았지만, 공짜긴 해도 몇 번 갖다 먹고 싶을 정도의 맛 또한 아니었다(스시 말아 주는 데도 있다는데^^).
식사 후엔 커피나 차도 만들어 마실 수 있고, 냉장고에서 다양한 음료수들과 과일, 에너지 바나 작은 봉지에 들어 있는 스낵들을 원하는 만큼 꺼내 먹을 수 있다고 하는데, 커피 만드는 솜씨가 전보다 늘었다는 말을 듣는 친구가 만들어 준 라떼 한 잔을 마시면서 민트 맛 나는 물 한 병과 스낵 두 개를 주머니에 넣어 왔다.
사무실 안은 직원들 외엔 들어갈 수 없어 건물과 마당을 둘러봤는데, 회사인듯 회사 아닌 회사 같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대체로 편한 옷차림에 자유롭고 여유로운 표정으로 앉아서 쉬거나 활보하고 있었다. 젊은이들이 가장 들어가고 싶은 직장 중 하나인 구글의 창의성이 이런 공간에서 만들어지는구나 싶었다.
실험용처럼 생긴 미니 풀장도 있는데, 제자리에서 헤엄치면 운동량이 측정되는 시스템이라고 한다. 평소 특별한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세계 최대 최고 IT 기업 중 하나를 한두 시간 정도 머물면서 스치듯 볼 수 있는 건 지극히 제한된 인상에 불과하겠지만 그래도 이 캠퍼스를 주마간산 격으로나마 스케치하는 건 생각지 못했던 즐거움을 선물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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