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아 콩깍지
Posted 2017. 3. 2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봄이 오는 산길 볕이 들어오는 등산로에 반 뼘 길이의 허옇고 가느다란 것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비슷한 모양새를 하고 있었는데, 얼핏 보면 피지 않은 담배 개비처럼도 보였다. 길가
낙엽더미들 가운데도 볼 수 있었는데, 양끝이 약간 뾰죽하고 중간중간 까만 씨 같은 게 들어 있어
콩깍지처럼 생긴 걸 보니 비싼 담배를 버린 건 아니었다.^^
아카시아 씨를 담고 있는 콩깍지였다. 흥미롭게도 아카시아는 콩과 식물이어서 이렇게 콩처럼
생긴 씨앗을 품은 콩깍지를 달고 있다가 땅에 떨어져 말라 있는 거였다. 산을 오르다 보면 계속
보이는 걸로 봐서 주변에 아카시아 나무가 많이 심겨 있는 모양이다. 오뉴월이 돼도 특유의
진한 아카시아 향기가 크게 나지 않는 걸로 봐서 아직 나무들이 다 자라진 않은 것 같다.
비교적 푸근한 겨울을 보내고 조금 일찍 봄이 오면서 슬슬 꽃 소식이 들리는데, 이 산길의
봄을 알리는 진달래는 아직이다. 3월말 4월초면 하나 둘씩 피어나면서 온통 그리로 눈길이
쏠리겠지만, 역시 이렇게 차가운 바닥을 굴러다니면서 겨울을 이겨낸 씨앗들과 거름이 되어 준
낙엽들 덕분에 봄산은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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