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미식가
Posted 2017. 9. 1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우리집 TV 채널 145번은 채널 J란 일본 프로그램들을 틀어주는데, 요 몇 달 간 저녁 먹고 뉴스 보기까지 거의 매일 하는 프로는 <고독한 미식가>이다. 30분씩 각 12편인 시즌 1부터 5까지 매일 세 편씩 60편을 하는데(최근작인 시즌 6만 빼고), 띄엄띄엄 보면서도 거의 다 본 것 같다. 같은 제목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인데, 주인공 이노가시라 고로를 비롯한 등장인물들의 연기가 좋고, 맛나 보이는 음식들은 질리지 않고 계속 보게 만드는 묘한 중독성이 있다.
잡화 수입업자이며 독신인 주인공은 술은 못 마시지만 일을 하나 끝내면 급격히 허기를 느끼면서 근처 음식점들을 눈에 불을 켜고 찾아다니다가 꽂히는 식당에 들어가 서너 가지 메뉴를 시킨 다음 '이타다키마스'(잘 먹겠습니다) 하고선 맛을 한 번 음미한 다음엔 그릇째 들고 젓가락으로 폭풍 흡입하는 장면이 경쾌한 배경 음악과 함께 펼쳐지다가 '고치소-사마데시타'(잘 먹었습니다)로 끝을 맺는 패턴이 반복된다. 매번 부록 식으로 만화 원작자가 그 식당을 방문하는 걸로 끝나는 것도 별미다.
고로가 들어가는 식당들은 죄다 한 번쯤 가 보고 싶어지는데, 시즌 1에선 유일하게 가 본 식당이 나와 반가웠다. 2013년 도쿄 가족여행 때 들렸던 시모기타자와에 있는 오코노미야키 집(7/24/13)인데, 다시 봐도 명불허전이었다. 각종 맛방, 쿡방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있겠지만, 신중하게 메뉴를 고르는 주인공의 개성과 서민적인 음식들의 독특한 풍미는 가히 군계일학이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에서 판권을 사서 리메이크해도 재밌을 것 같은데, 주인공은 누가 어울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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