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isii Tokyo 5 - 시모기타자와 히로키 오코노미야끼
Posted 2013. 7. 24.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Oisii Japan빈대떡 같기도 하고, 오믈렛 같기도 하고, 피자 같기도 한 일본 음식에 오코노미야끼란 게 있다. 오른쪽 홍등에 써 있는 일본어를 이렇게 읽는데, 맨 아래 글자가 불 화(火) 변에서 알 수 있듯 불에 굽는 철판요리를 뜻하는 야끼다.
일본식 부침개로 보면 되는데, 철판에 계란 푼 부침용 파우더와 양배추 등을 부친 다음 문어나 고기 등 다양한 토핑을 얹고 가쓰오부시를 올려 먹는 음식이다. 우동을 넣기도 하는데, 홍대나 명동 같은 데 전문점이 생겼고, 시나브로 많이 새긴 일본 음식을 하는 곳들 가운데 메뉴로 올린 집들이 많다고 들었다.
여기도 기다려야 먹는 집인데, 좁고 긴 실내는 길다란 철판을 사이로 요리사들과 손님들이 마주 보게 돼 있고, 문 바로 안쪽에 4인용 테이블이 두세 개 있다. 네 식구가 요리사가 바로 앞에서 해 주는 자리를 확보하긴 어려워 문앞 테이블에 앉아 옆에서 만들어 온 걸 받았다. 물론 우리가 앉은 테이블에도 철판이 있어 먹는 기분은 비슷하다.
주문을 받는 아주머니 외에 블랙으로 통일한 요리사가 셋 있었는데, 쉐프로 보이는 이만 중년이고, 나머지 둘은 훈남 청년들이다. 재료를 꺼내 엎고, 뿌리고, 얹고, 익히고, 뒤집고, 철판 온도를 조절하는 손놀림이 현란하다. 손잡이 달린 스덴 뚜껑을 덮어 모양을 만들고 보온하는 동안 계속 다음 주문을 처리하는 비슷한 과정이 반복됐다.
요리를 마치면 손님 앞으로 밀어주는데, 우리네 부침개와는 달리 위에 얹은 게 많고 일단 비주얼부터 화려하고 풍성해 침샘을 자극한다. 옆에 앉은 현지인들을 슬쩍 바라보니, 대개 1인당 하나 정도를 시키는 것 같았는데, 간이 작은 우린 일단 두 개를 시켜 먹어보고 추가주문하기로 했다. 이 집의 넘버 원 해산물 야끼소바와 문어가 들어간 오코노모야끼 하나씩 시켰다.
개인별로 하나씩 나오는 넓적한 뒤집개로 눈치껏 1/4 정도를 자기 접시에 덜은 다음엔 마요네즈 같은 쏘스를 알아서 뿌려 먹으면 된다. 맛은? 여러분이 무엇을 상상하든 딱 그 정도다.^^ 들어간 재료를 보라, 저게 맛이 없으면 말이 안 되는 것이다. 우리 부침개나 파전도 저 정도 재료를 얹으면 환상적인 맛이 나올 것이다.
사실은 이날 하루 종일 폭염을 뚫고 도쿄 시내 여기저기를 걷다가 저녁 시간에 이 집에 당도한 터라 다들 더위부터 먼저 왕창 먹고 있었다. 야끼 음식 좋아하는 우리 식구들이지만, 벌컥벌컥 목을 헹구며 넘기는 시원한 물 종류가 시급했다. 막내만 콜라를 시켜주고, 순전히 벽에 붙어 우연히 눈에 띈^^ 썬토리 프리미엄 몰트 석 잔을 시키고 건빠이부터 했다.
아, 도쿄의 나마비루(なま·ビール)는 아사히건 썬토리건, 기린이건 삿뽀로건 왜 이리 부드럽고 감칠 맛까지 나는 건지! 맥주맛 모르는 나도 이번에 도쿄의 나마비루에 홀딱 반했다. 한두 개 더 시켜 먹으려던 우리는 물로 배를 채운 다음, 이 거리를 좀 더 걷고 신주쿠에 가서 인파에 휩싸여 골목길을 좀 더 걷다가 니혼바시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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