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플라타너스
Posted 2023. 5. 1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세브란스 병원에서 연세대 정문 방향으로 걷는데, 가로수들이 눈길을 끌었다. 은행나무와 더불어 한때 서울의 대표적인 가로수 중 하나였던 플라타너스들이 일정 간격으로 서 있었다. 의외로 약한 구석이 있어 종종 부러지기도 해서 요즘은 벚나무, 이팝나무 등으로 대체되는 바람에 오래된 길에서나 볼 수 있는 나무다.
플라타너스는 매끈한 나무 줄기가 특징적인데, 버즘처럼 보이는 군복 무늬 줄기가 투박하고 단단해 보인다. 잎들이 다 떨어져 가지만 남은 한겨울엔 가지치기를 지나칠 정도로 많이 해 단순해지는 바람에 수채화 그리기 좋은 나무가 된다.
신촌도 오래된 거리 중 하나이기에 플라타너스들이 많이 심겨 있는데, 예전엔 제법 커 보였던 게 요즘은 이대와 연대가 새 건물들을 지으면서 거리 풍경이 바뀌고 시선을 빼앗아가면서 플라타너스 길을 걷는 낭만 같은 것도 많이 줄어든 것 같다. 그래도 오랜만에 그 길을 걸으니, 잠시 옛날 생각이 밀려들었는데, 이내 지하철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