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마말레이드
Posted 2011. 9. 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
우리집 평상시 아침메뉴다. 동네빵집의 식빵 한두 쪽을 구워 버터 발라 먹기도 하지만 이렇게 코스트코 모닝빵을 구워 버터나 잼을 발라 먹기도 한다. 닭가슴살은 로즈매리의 완소 메뉴로 가끔 내 접시에도 한 조각 올라온다. 시금치 대신 간단한 샐러드를 해 먹을 때가 많고, 천도복숭아 대신 사과 두어 쪽이 올라오기도 한다. 우유 한 잔은 오래된 습관이고, 전에는 커피를 출근해 사무실에서 내려먹다가 요즘은 모닝커피 한 잔 하고 간다.
우리 부부가 특히 좋아라 하는 잼은 오렌지 마말레이드다. 보통 마트에선 잘 팔지 않아 못 먹다가 가끔 우연히 눈에 띄면 사 먹곤 했다. 다른 나라 갔다올 때도 가능하면 그곳의 마말레이드를 한 병 사 오곤 하는 게 관례며, 정 없으면 호텔 식당의 일회용 마말레이드를 몇 개 집어오기도 한다.^^
우리 부부는 왜 오렌지 마말레이드에 열광하는 걸까? 딸기잼, 포도잼, 사과잼도 있고, 요즘은 무화과잼, 블루베리잼도 쉽게 구할 수 있는데, 왜 이렇게 마말레이드에 현혹되는 걸까?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아마도 마말레이드의 달착지근한 맛과 약간 씹히는 껍데기를 좋아하기 때문인 것 같다.
한동안 마말레이드 구경을 못하다가 두어 주 전에 dong님과 포님의 새집 집들이 선물을 마련하려 검단산 입구의 수입상품점에 들렸는데, 로즈매리가 선물할 일제 커피잔 세트를 고르는 동안 나는 수입식품 코너를 구경했다. 그런데 한 구석에 오렌지 마말레이드가 있는 게 아닌가. 그것도 보통 잼병보다 큰 사이즈의 500g 짜리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많이 알려진 Smuckers는 아니고 Lido사에서 나온 거지만, 뭐 상관없다. 게다가 6천원대로 저렴하기까지.
500g이면 키가 커서 어느 정도 발라 먹으면 바르다가 손에 묻을 수도 있어 다른 병에 옮겨 담았다. 마침 작년에 뉴질랜드에서 사 온 마말레이드 병이 비어 있어 거기로 옮겼다. 물론 이 일도 내 몫이다. 바닥을 보이는 참기름이나 올리브유를 새로 따라 붓는 일도 로즈매리는 내게 양보한다. 내가 잘 따르기도 하지만, 좋아하기 때문이다. 큰 병에서 작은 병에 옮겨 담으니 새로 한 병이 생긴 것 같다. 신난다. 나는 매일 아침 오렌지 마말레이드를 먹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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