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캉15 망고빙수
Posted 2012. 5. 16.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Joyful Taipei타이뻬이에 세 번 갔다오는 동안 그 유명한 망고빙수를 먹어보질 못하다가 이번에 드디어 그 맛을 봤다. 호텔에 짐을 플고 우리가 걸어서 점심을 먹으러 간 곳은 용캉지에(永康街)란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홍대나 가로수길 비슷한 분위기로, 딘타이펑을 비롯해 가이드북이나 블로그들에 많이 소개되는 음식점들이 모여 있는 소박한 거리였다.
잠시 거리 구경을 하면서 지리를 확인하고 우육면(牛肉麵)으로 타이뻬이에서의 첫 식사를 한 다음, 줄이 늘어선 빙수집에 우리도 섰다. 한 시간 전쯤 밥 먹으러 가기 전보다 더 줄이 늘어서 있었다. 다들 그냥 기다리기만 하는 게 아니라, 우리처럼 사진을 찍고 손에 가이드북이나 메모한 수첩 등을 들고 있는 걸로 봐서 꽤 알려진 집인 것 같았다. 원래 이름은 얼음집이란 뜻의 빙관(氷館)이었다고 한다.
주문 순서를 기다리는 것 못지 않게 자리 잡는 게 일이었는데, 대충 보다가 일어서는 사람들을 보면 잽싸게 가서 앉아야 했다. 넣는 재료에 따라 다양한 빙수가 있었는데, 다행히 사진과 함께 번호를 매겨 놓았고, 인기 품목 표시도 해 놓아 고르긴 어렵지 않았다. 보통은 5번을 시키는데, 주문하면서 주인에게 설명을 들은 우리는 6번을 두 개 주문했다.
파란색 스탭 티를 입은 점원들은 역할 분담에 따라 바쁘게들 일했다. 주문하고 계산을 마치면 번호표가 인쇄된 영수증을 주는데, 번호가 호명되기까지는 다시 10분 정도 소요된다. 까짓거, 여태 기다렸는데 그 정도야 아무것도 아니다. 오히려 어떤 맛일지, 도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이리도 몰려드는 건지 기대감이 더 증폭되는 시간이다.
도대체 이 집 빙수가 얼마나 맛있길래 이리도 난리들인지 모르겠는데, 타이뻬이 사람들은 물론이고 한국과 일본의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서양인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다행히 자리를 잡은 사람들은 여유 있게, 여전히 주문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다리 아픈 줄도 모른 채 줄이 줄어들어 제 차례가 되기를 기다린다.
짜잔~ 드디어 우리 빙수가 나왔다. 갈린 얼음 사이에 연유가 들어 있고, 딸기와 키위 그리고 학수고대하던 망고가 얹혀지고, 맨 위엔 망고 아이스크림 한 스쿱이 탑처럼 놓인 망궈빙 되시겠다. 블로거들에 따라서는 시먼띵(西門町)에 있는 산시옹메이(三兄妹)의 눈꽃빙수를 첫째로 치기도 하지만, 용캉15의 망궈빙도 휼륭했다,
일단 32도의 거리를 걸으면서 먹은 더위와, 늦은 점심으로 먹은 우육면의 느끼한 입맛을 단번에 날려주는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연유가 들어가고 단 과일들이 많이 들어있어 무척 달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리 달지 않으면서도 계속 숟가락질을 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는 맛이었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타이베이에서는 다른 건 못 먹어도 망고빙수는 먹고 와야 한다고. 꼭 이 집이 아니어도 망고철만 맞추면 망고빙수를 파는 집은 많다.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달달한 망고 맛을 좀 더 맛보고 싶어 바로 건너편 과일 노점에서 비닐에 썰어 파는 망고 한 봉지를 사서 그 자리에서 다 먹어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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