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서전
Posted 2012. 6. 27. 00:00, Filed under: I'm journaling/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
지난주에 서울도서전이 있었다. 매년 6월에 하니까 하겠지 했는데, 이러저러 바쁜 일상으로 정확한 날짜는 모르고 있다가 어찌어찌 알게 되어 토요일 오전에 겨우 다녀왔다. 사전등록했으면 무료입장인데, 까짓거 3천원 입장권 샀다. 바삐 움직여야 해서 차를 갖고 갔는데, 이럴 땐 현대백화점 주차장에 둔다. 두 시간 안에 볼 요량으로.
국제도서전들을 많이 다녀서인지 이제 우리 출판사들도 전시공간을 잘 만든다. 올해는 민음사와 창비, 문학동네 부스가 보기 좋았다. 단골로 나오는 열린책들은 물론이고, 차분한 슬로건으로 조용히 시선을 끌었는데, 울긋불긋 대문짝만하게 돈칠하는 것보다 이런 게 차라리 낫다. 무슨 일인지 한길사가 안 보였다.
외국 출판사들 가운데 올해는 일본과 중국 쪽은 규모가 줄었고, 사우디 아라비아가 되따 크게 전시공간을 세 냈다. 출판과는 별 상관 없어 보이는 나라인데, 아마도 이슬람을 홍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였다. 안에는 양탄자 깔아놓고 수십 명이 삼삼오오 앉아 쉬며 이슬람 음악 연주를 감상하게 했다. 긴 줄도 서 있는데, 아마 꾸란을 무료배급하는 줄 같았다. 나도 몇 년 전에 한 권 얻어 온 적이 있다. 몇 번 여행을 다녀 온 대만 책들도 출품돼 반가웠다.
대학출판부들이 낸 책들은 도서전에나 와야 볼 수 있는데, 그 중 성대에서 사서삼경 완역본을 낸 것 같았다. 표지와 장정을 통일해 놓은 걸 볼 때 몇 해에 걸쳐 예산과 인력을 투입한 끝에 나온 역작(力作)들로 보인다. 놀랍게도 <시경>은 천6백 쪽이 넘는데, 양장본 한 권으로 담아냈다. 두께가 거의 한 뼘이다. 한 세트 구입할까 하다가 참았다.^^
도서전(展)이라고 해서 전시만 하는 건 아니고 현장 판매도 하는데, 조금 본말(本末)이 전도된 구석이 있긴 해도 이렇게라도 해서 독자들에게 다가가겠다는 현장 마케팅은 탓할 일은 아니다. 몇 해 전부터는 카드로도 결제할 수 있고, 요즘은 일정액 이상을 사면 무겁게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도록 택배 서비스도 해 준다.
도서정가제를 지키기 위해 출간한 지 1년 반이 안 된 책은 10% 이상 할인하지 않는데, 몇몇 출판사들은 신간과 구간을 함께 사면 묶어서 30% 할인을 해 주는 약간 파격적인 혜택을 내걸어 관람객들이 지갑을 열게 만들었다. 저 비슷한 팻말이 걸려 있으면, 말만 잘 하면 신간만 사도 저 혜택을 입을 수 있는데, 어느 정도 용인해야 한다는 데 한 표.^^
창비 책 세 권을 샀다. 살까 말까 고민했던 김연수의 여행 에세이, 얼마 전에 돌아가신 권정생 선생의 기념비적 소설이 100만부를 돌파한 기념으로 장정을 새로 꾸며 냈는데, 양장으로 나온 어른판보다 반양장 애들판이 보기 좋아 한 권을 샀더니 큰 삽화 엽서 6장이 들어 있네.
마지막 한 권은 복상 때부터 편집자와 필자 관계로 절친한 김두식 교수의 새 책인데, 나오자마자 사 두었던 책은 오매불망 기다리는 g에게 갖다 주어야 하고, 이 책은 코스타 마치고 함께 여행할 Shiker님에게 드릴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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