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녀, 견우를 만나다
Posted 2011. 2. 15.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
주일 오후에 지난주에 이어 예빈산을 찾았다. 원래는, 팔당역 마을회관
근처에 주차하고 율리고개로 해서 예빈산을 왕복할 계획이었는데, 등산 초입
표지판 한 귀퉁이에 바로 예빈산 방향을 알리는 손글씨 안내가 있어 따라가
보기로 했다.
안내는 정확했고, 등산하기 좋았다. 바로 옆의 예봉산을 찾는 이들보다
수도 적어 한적했고, 적당한 오르막 산길이 구불구불 지그재그 갈 지 자로
펼쳐져 오르내리는 재미가 있었다.
한참을 오르다 예봉산 쪽을 보니 패러글라이딩 하는 이들이 눈에 들어온다.
주일 오후라 동호인들이 뜨는 날인가 보다. 장비를 매고 올라와 도약해 한강까지
두둥실 떠서 산과 강을 한 눈에 내려다 보는 한 수 위 고수들이다. 저이들이나
나같은 등산객이나 수고한 보람이 있다.
이 산 가는 길에도 아래 한강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바위 전망대가 두어 곳
있다. 예봉산 계단 전망대에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묘미가 있다. 팔당대교 앞쪽
마을에서 출발해 고개 몇 개를 넘어온 걸 알 수 있다.
팔당대교를 중심으로 이쪽 예봉산과 예빈산은 강북이긴 하지만 능선들이
햇볕을 받아 눈이 거의 녹아 있다. 정상까지 눈을 거의 보지 못하고 봄이 오려는지
흙먼지길이 계속이다. 반대쪽 강남의 검단산 북쪽 능선들은 아직 눈이 녹지 않은
설경을 간직하고 있었다. 같은 산과 고개더라도 북사면이냐 남사면이냐에 따라
차이가 크게 나는 재미있는 자연현상이다.
예빈산 오르막길엔 돌이나 나무나 철로 만든 계단이 없다는 것도 다른 산에
비해 특이했다. 그만큼 아직 등산객이 많이 찾지 않는 산이고, 인위적 계단이
없어도 오르내리는데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오르막길이 끝난 지점부터 예빈산 정상인 직녀봉까지는 평탄한 오솔길이
이어졌다. 예봉산 정상에서 새재고개 가는 길도 그랬지만, 여기도 봄 여름에
오면 풍경이 좋을 것 같았다.
지난주엔 예봉산으로 해서 직녀봉까지만 왔다 내려갔는데, 단오까지 기다릴
지난주엔 예봉산으로 해서 직녀봉까지만 왔다 내려갔는데, 단오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어 내친김에 견우봉까지 갔다 왔다.^^ 사실 직녀봉에서 견우봉까지는
200미터밖에 안 떨어져 있어 한 번 오르내리면 닿을 수 있었다.
견우봉 정상엔 나즈막한 돌탑이 쌓여 있었다. 직녀와 만나려는 열정에서인지
모르겠지만, 상단부의 긴 돌이 보기 좋게 얹혀 있었다. 직녀봉과 견우봉은
둘 다 590미터이다.
견우봉에 오르니 두물머리가 한눈에 들어왔다. 좀 더 가까워서인지 검단산이나
예봉산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생생했다. 견우봉에서 좀 더 가면 승원봉(474m)이
나오고, 천주교 공원묘지와 봉안터널, 능내마을로 이어진다.
나오고, 천주교 공원묘지와 봉안터널, 능내마을로 이어진다.
팔당에서 퇴촌 가는 도로 옆으로 길게 서 있는 검단산의 북사면도 한 눈에
들어오고, 방향을 바꾸면 직녀봉과 예봉산이 서 있다. 이 코스는 두 시간 반이면
충분하게 오르내릴 수 있어 당분간 이 코스를 즐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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