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서리꽃
Posted 2011. 2. 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
보고 싶었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안개가 자욱해 전방 시야는 제공했지만
경치 구경에는 최악이었다. 전망대에선 가까운 나무만 보일 뿐 한강과
맞은편 검단산은 두터운 안개에 가려 꼭꼭 숨어 있었다.
일주일만의 산행이라 다리도 무거워 겨우 정상 가까이 이르렀을 때,
믿기 어려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그리 고산도 아니고, 새벽이 지난
아침 8시쯤에, 기온도 영상이라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서리꽃을, 그것도
무더기로 만난 것이다.
정상을 2백 미터 남겨두고 눈앞에 펼쳐진 서리꽃 군락은 아름다웠다.
잔가지들마다 희고 눈부신 서리꽃을 알알이 맺고 있었는데, 봄꽃들의 화려한
자태에 전혀 뒤지지 않는 고고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었다. 막 피기
시작하는 벚꽃 터널을 지나는 기분이었다.
10분이 훨씬 넘게 발걸음을 멈추고 정신없이 구경을 한 것 같다.
아무리 화려한 봄꽃일지라도 내 시선을 그만큼 빼앗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다음에 다른 산에서 다른 멋진 서리꽃을 보게 되더라도, 이 순간은 오래
기억에 남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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