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카토 호숫가
Posted 2012. 11. 23.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
뉴질랜드 코스타가 열리는 와이카토(Waikato) 대학에 세 번째 오지만, 결국 이번에도 캠퍼스 전체를 다 둘러보지 못했다. 아무래도 새벽시간대에 산책을 해야 되는데, 올해엔 하루도 못한 것이다. 일리노이 휘튼이나 인디애나 테일러 대학에선 그래도 최소 이틀씩은 부지런을 떨었는데.
와이카토 대학엔 호수가 대충 본 것만 4개인데, 조그만 연못 수준이 아니고 몇 분은 걸어다닐 수 있는 규모다. 워낙 깨끗한 나라다 보니 나무와 하늘 둘만으로도 그림 같은 풍경이 연출된다. 점심을 먹으려 강당 옆에 있는 봉고 카페(Bingo Cafe)란 교민이 운영하는 일식집에 앉았는데, 호숫가 잔디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또 다른 풍경을 만들고 있었다.
우린 한 눈에 보기에도 연인임을 아시겠죠. 오늘은 빨간 색 티셔츠와 흰색 가디건으로 컬러 매칭을 했답니다. 부럽죠?^^ 너무 연인티 내면서 붙어 있으면 돌 던지실까봐 조금 떨어져 앉았어요. 호수 표면은 보통 땐 맑은데 지난주에 내린 비로 조금 탁하지만, 그런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답니다. 우리가 함께하는 지금 이 순간이면 되니까요.
제가 누군지 궁금하세요? 궁금하면 5백원, 아니 1달러 주세요.^^ 뭐 혼자서 호숫가에 앉으면 안 된다는 법은 없잖아요. 학교 카페에서 점심 먹고 콜라 한 캔 뽑아서 먹는 재미가 얼마나 쏠쏠한데요. 흐르는 강물도 보고, 오리들 돌아다니는 것도 보고, 지나다니는 사람들 구경하는 것도 은근히 재밌거든요. 제가 호수쪽으로 돌아앉으면 영락없는 강태공으로 보였을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학교가 있는 해밀턴에 사는데 엄마를 모시고 나왔어요. 이 호수 벤치에 앉아 책을 읽거나 오리들 구경하는 게 엄마의 오랜 취미세요. 저야 약간 무료하고 심심하죠. 한국처럼 호수 주변에 자갈이나 돌이 있으면 물수제비라도 뜨며 놀 텐데, 여긴 아쉽게도 잔디밖에 없어요. 벤치 모양이며 놓인 방향이 조금 색다른데, 가끔 그 중 하나나 잔디밭에 누워 나무나 하늘의 구름들 바라보노라면 은근히 재밌더군요. 그러다가 잠깐 졸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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