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뮤어 트레일(JMT)
Posted 2014. 7. 31.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Wild Yosemite
이번에 3박4일간 요세미티 백패킹을 하면서 어느 정도로 준비가 없었느냐 하면 우리가 트레킹한 구간이 존 뮤어 트레일(JMT)의 첫 구간이란 걸 다니면서 처음 알았을 정도였다. 노새(Mule)와 발음이 비슷한 John Muir(1838-1914), 산에 다닌다면서 무식하게도 거의 처음 들어보는 인물이었다. 오늘날의 요세미티를 있게 한 사람 중 하나인 존 뮤어 할아버지를 모르고 그 길을 걸었다니, 넌센스도 이런 넌센스가 없을 것이다.
JMT는 John Muir Trail의 약자로 캘리포니아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일부인 요세미티 밸리에서 북미 본토 최고봉 휘트니산(Mount Whitney, 4,418m)까지 358km를 그의 이름을 따서 부르는 길 이름이다. 세상에! 나만 몰랐지, 백패커, 트레커들에게는 전설처럼 알려진 사람이고 길이었다. 18일에서 20일 정도 걸려 보통은 우리처럼 3박4일씩 몇 번에 걸쳐 다니다가 Feel 받으면 종주에 도전하는 이들이 제법 된다고 한다.
JMT와 관련 있으면서 훨씬 스케일이 큰 PCT(Pacific Crest Trail)도 있다는 걸 알게 됐는데, 이건 미국 서부를 남북으로 종단하는 4,600km가 넘는 꿈의 길이다. JMT의 10배가 훨씬 넘는, 6개월 정도 걸리는 엄청난 코스로 JMT가 단거리라면 PCT는 마라톤쯤 된다고 한다. 아니, 세상에! 지금 JMT 첫 구간도 쉽지 않아 헉헉거렸는데, 오썸! 크레이지!
스코틀랜드 태생의 존 뮤어는 산을 오르는 것은 곧 마음의 본질을 오르는 것이다 등 산에 대한 어록을 많이 남긴 범상치 않은 인물이다. 자연을 예찬하는 문장 하나에도 beauty와 bread, place와 play, pray란 쉬운 단어로 멋진 말부림(word play)을 구사해 평범한 사실도 심오해 보이게 만든다. 시에라 클럽(Sierra Club)이란 60만 명에 이르는 회원을 가진 세계 최대 환경보호단체의 창시자이기도 하다.
귀국해서 산악 저널리스트가 쓰고 사진작가가 사진을 찍은 <걷는 자의 꿈, 존 뮤어 트레일>을 주문해 읽어보니 우리가 걸었던 JMT 첫 구간이 새삼 대단한 길이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 길을 걷자고 추천하고, 신청하고, 준비하고, 이끌어준 Shiker님과 내내 함께하면서 좋은 추억을 만든 토니에게 새삼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요세미티 밸리에 있는 인포메이션 센터에 요세미티 개척자들의 면면이 전시돼 있는데, 뮤어는 그 중 가장 좋은 자리에 넓게 소개돼 있다. 그가 하프돔인지 엘 캐피탄인지를 바라보는 멋진 장면에 바위가 놓여있길래 슬쩍 얼굴을 들이밀었다.^^ 벌써부터 내년엔 JMT 끝구간인 휘트니산을 가자느니, 요세미티의 다른 구간을 가자는 말이 페북에서 오가고 있는데, Why not?^^
'I'm traveling > Wild Yosemite'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프돔 등정기 2 - 아슬아슬 아찔아찔 (4) | 2014.08.02 |
---|---|
하프돔 등정기 1 - 매력적이지만 위험한 봉우리 (5) | 2014.08.01 |
캠핑, 캠핑카 패션 (4) | 2014.07.30 |
트레킹의 좋은 친구 트레킹 폴 (2) | 2014.07.29 |
요세미티의 멋진 나무들(1) (6) | 2014.07.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