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박달나무의 기지개
Posted 2015. 4. 5.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물감을 겹겹이 덧칠한 다음 나이프로 선을 긋거나 얇게 떼어낸 설치작품이나 유화처럼 보이는 이 사진은 얼핏 봐선 껍질 벗는 자작나무인 줄 알았는데, 댓글에서 걸어다니는 식물도감 dong님이 알려주신 대로 물박달나무이다.
자작나무는 시베리아를 비롯해 추운 지방에서 자라 북한이 남방한계선이라는데, 서울 근교산에서도 종종 보인다. 하남 검단산엔 작은 군락을 이루며 살기도 하는데(검단산의 자작나무 숲(11/17/11), 의왕 모락산에서 본 건 자작나무가 아니었다.
다들 표면이 두꺼워지고 단단해지면서 어떻게든 붙어 있으려고만 하는 나무들 사이에서 한여름이 아닌데도 훌훌 벗고 떼어내려는 독특한 식생으로 단연 눈길을 끈다. 연중 거의 벗고 지내는 나무지만, 이맘때면 더욱 껍질을 심하게 벗어 딱히 볼 것 없는 숲에서 쉽게 눈에 띈다. 봄이 되면서 거추장스러운 건 알겠는데, 저리 격하게 벗어내다가 감기나 안 걸릴지 모르겠다며, 곁에서 막 피어난 진달래가 괜찮냐며 귀를 쫑긋 세웠다.
'I'm wandering > 동네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락산 진달래 만발 (2) | 2015.04.08 |
---|---|
컬러풀 밭이랑 (2) | 2015.04.06 |
중구난방 오리무중 (2) | 2015.04.04 |
돌 미끄럼틀 (2) | 2015.04.03 |
팬지로 거리 화단 장식 (2) | 2015.04.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