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탕 랭킹2위 애성회관
Posted 2015. 12. 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
지난 토요일엔 모처럼 서울 도심 나들이를 했다. 시청앞 광장 2차 집회가 있었던 날인데, 가족 대표로 머릿수 하나 보탤 맘으로 참여하기로 하고, 가는 김에 조금 일찍 나서서 동선을 따라 몇 가지 일정을 추가했다. 그래서 잡힌 토요일 일정은 곰탕집-시립미술관-성공회 서울성당-시청 광장이 됐다.
즐겨 듣는 팟캐스트 걸신에서 음식별로 전국을 통털어 13개 식당을 꼽아 랭킹을 매기는 걸신 차트란 코너가 있는데, 곰탕/설렁탕 부문에서 당당 전국 2위로 꼽힌 집이 옛날 한국은행 본점 뒤 북창동 골목에 있는 애성회관이다(1위는 나주할매곰탕). 시내에 있어 가 본다 가 본다 하다가 마침 시청 앞에 가는 김에 첫 코스로 잡아 네이버 지도 보면서 찾아갔다. 신신호텔 옆에 있는데, 곰탕 말고도 파주 장단콩으로 하는 콩국수도 손에 꼽히는 집이다.
보통은 7천원, 특은 9천원을 받는데, 배 부르게 먹을 날은 아닌 것 같아 보통을 시켰다. 12시가 조금 안돼 들어갔는데, 시위가 있는 주말이기도 해서 내가 마수걸이 손님이었던 것 같다. 겉옷을 벗고 잠시 기다리자 놋대접에 밥을 말고 소면이 함께 담긴 탕그릇이 나왔다. 파와 김치도 작은 놋그릇에 나왔는데, 배추도 함께 깎두기풍으로 버무려 맛나 보였다.
넓적한 고기가 넉 점 들어 있었고, 중면 굵기의 소면도 넣는 시늉만 하지 않고 제법 들어 있어 그런대로 적당한 한끼 식사가 됐다. 무엇보다도 곰탕의 핵심은 잘 끓인 진한 국물에 있는 법인데, 이 집은 간장 베이스로 국물 색이 진하다. 파를 듬뿍 얹어 한술 뜨자 기분 좋게 깊은 단 맛이 나는 게 감칠맛이 끝내줬다. 문자 그대로 국물이 끝내주는 집이었다. 점심 한끼로 충분했는데, 잘 먹는 이들은 고기가 더 들어간 특을 시키면 아낌없이 만족할듯 싶다.
국물맛도 좋았지만, 이 집의 랭킹을 높게 꼽은 데는 김치맛도 당당히 한몫 했는데, 역시 기분 좋은 단맛이 나면서 아삭아삭하게 잘 익어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국물맛과 김치가 이 정도면 정말 다른 반찬이 필요 없다. 지난 달 군산 가서 먹은 명불허전 복성루 짬뽕(짬뽕 걸신 차트 3위)에 이어 걸신 강헌의 눈과 입맛에 다시 한 번 신뢰를 보낼 수 있었다.
시장이 반찬이기도 했지만, 맛과 비주얼 모두 맘에 들어 당연히 탕과 김치 모두 싹싹 비워주었다. 주변에 회사가 많고 유동인구가 많아 평일엔 줄서서 기다리기도 한다는데, 주말엔 조금 여유가 있어 보였다. 주차공간이 없고, 주차료도 엄청 비싼 곳이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두루 건강에 좋겠다.^^
'I'm wandering > 百味百想'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처음 먹어본 육 사시미 (2) | 2016.01.05 |
---|---|
우래옥 냉면 (2) | 2015.12.28 |
사무실 아래 빽다방 (2) | 2015.12.03 |
Thanksgiving Dinner (0) | 2015.11.29 |
IKEA 레스토랑 (2) | 2015.1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