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비네 과메기 파티
Posted 2016. 2. 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작년부터 연초에 과메기 파티에 초대 받고 있다(2015년 과메기 파티(1/8/15). 포항이 고향인 가정교회 식구가 연초에 내려갔다가 가져온 것을 나누는 시간인데, 올해는 재직중인 신대원 학생들의 성지순례를 인솔해야 해서 1월을 넘겼다. 솔잎에 쌓인 과메기를 손으로 쭉쭉 찢어 먹던 작년의 감흥 만큼은 아니었어도 역시 과메기는 늘 포식하게 만들고 포만감을 불러 온다.
원래 포항에선 통배기라 해서 꽁치나 청어를 통째로 사나흘 말린 걸 먹는다지만, 요즘은 과메기 특유의 비릿한 냄새에 익숙하지 않은 타지 사람들의 접근성을 위해 배를 갈라 뼈를 발라내고 말리는 방식이 유행한다고 한다. 마치 미꾸라지를 통으로 넣어 끓이는 통추어탕도 있지만, 좀 더 대중적으로 갈아서 끓이는 방식과 비슷한 이치다. 나도 아직 통배기는 못 먹어봤는데, 나중에 택배 주문할 때 물어봐서 있으면 한 번 시켜먹어봐야겠다.
걸신 강헌이 동과서홍이라 훌륭하게 이름 붙인 것처럼, 서쪽 흑산도에서 나는 홍어와 함께 과메기는 동쪽에 있는 포항의 겨울철 별미인데, 요즘은 연중 주문해 먹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청어와 꽁치 둘 다 맛있어 함께 놓고 섞어 먹기도 하는데, 이번에 우리가 먹은 건 꽁치였다.
과메기 먹을 땐 빠지지 않는 쌈배추에, 물미역과 쪽파를 얹고 초고추장에 적신 - 왠지 찍는다기보다는 조금 더 담궈 적셔 먹는다고 표현해야 더 맛있을 것 같아서 - 과메기 한 점을 얹어 쌈싸먹으면 우걱우걱 정말 마구마구 들어간다. 쌈배추를 잠시 쉬고 치회 먹듯 마른 김에 같은 방식으로 싸먹으면 또 다른 맛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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