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루랄라 소나무 색스폰
Posted 2018. 6. 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검단산 호국사 뒷편 샛길로 전망대까지 오르는 길은 주등산로들처럼 잘 단장돼 있지 않아 풍광이 낯설었다. 평일이라 주등산로도 한적했지만 샛길은 더 호젓했는데, 딱히 올라설 바위나 앉아서 쉴만한 벤치도, 멈춰서 바라볼 나무 같은 것도 별로 없는, 그저 묵묵히 경사진 길을 타박타박 올라야 하는 다소 심심한 길이었다. 그저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고개가 없고, 기어코 능선은 나타난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는 시간이었다.
물론 이 산길에도 나무가 빽빽했지만, 이렇다 눈길을 줄만한 특징적인 나무는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그래도 산은 산이어서 한참을 오르다 보니 재밌게 생긴 소나무가 기다리고 있었다. 아랫쪽 가지들을 누가 친 건지, 아니면 자연스레 부러진 건지 모르겠지만, 소나무 줄기를 중심으로 부러진 가지들이 꼭 색스폰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5월 신록에서 6월 초록으로 건너가는 계절을 만끽하듯 룰루랄라 ♬ 빠밤밤바 ♬ 격정적으로 노래하고 있었다.
아니, 이게 무슨 색스폰이야, 할 수도 있겠지만, 모르시는 말씀. 산길에선 이 정도면 훌륭한 색스폰 모양새다. 자기 독주 순서가 되어 신나게 연주하고 있는 곡목은 경쾌한 재즈 넘버였는데, 그루브와 스웩이 장난 아니었다. 아쉽게도 창작곡이어서 곡명까진 모른다.^^ 이 부분의 연주가 쉽지 않아서인지 틈만 나면 늘 이 부분을 연습하는 연습 벌레인듯 언제 가도 이런 포즈로 산객들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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