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산 밀향기 검은콩국수
Posted 2018. 9. 23.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역대 최고, 최장 불볕더위가 지속된 올여름엔 냉면이나 모밀국수도 많이 먹었지만 이냉치냉을 위해 주말 점심으로 자주 콩국수를 먹었다. 검단산 앞 음식점들 가운데 오래된 밀향기는 등산로 바로 앞에 있어 찾는이들이 많은데, 전부터 검은콩으로 콩국물을 낸 콩국수(7천원)가 여름철 인기 메뉴다. 먼저 보리밥을 조금 주는데 잘 익은 열무김치를 조금 넣고 가위로 잘라서 쓱쓱 비빈 다음 두세 숟가락 먹어주면 슬슬 입맛이 돌기 시작한다.
국수는 중면인데, 다른 집에 가면 콩국수에 소금을 조금 넣고 먹지만 이 집에선 간을 하지 않고 열무김치 두세 개 얹어 후루룩 함께 먹어 준다. 어차피 먹을 김치니까 국수에 얹어 먹는 게 낫겠다 싶어 이렇게 먹는 건데, 당연히 열무김치가 잘 익어 맛이 좋아 가능한 방식이다. 함께 나오는 겉절이도 맛이 괜찮은데, 둘 다 먹기엔 조금 부담이 되므로 열무김치만 집중 공략해 한 번 또는 두 번 셀프 리필해 온다. 김치 취향이 다른 막내는 겉절이 마니아.
국수를 다 먹은 다음엔 남은 콩국물을 두세 번 나눠 들이켜 주면서 바닥을 보이게 만드는데, 이렇게 하는 게 맛있는 콩국수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해서다. 국수와 김치 둘 다 싹쓸이 할 수 있는 집이 흔치 않은데, 동네에 이런 괜찮은 국수집이 있어서 대략 만족이다. 계산대 옆엔 삶의 이런저런 순간에 국수를 먹고 싶다는 국수 예찬 시 배너를 크게 걸어 놓아 국수 좋아하는 이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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