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 발자욱 후박나무
Posted 2017. 11. 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이즈음 모락산 숲길에선 거인 발자욱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나무 기둥이 매끄럽고 키가 큰 후박나무 낙엽들(12/13/16)이다. 큰 놈은 길이가 두 뼘, 폭이 한 뼘을 가뿐히 넘는데, 이 동네 숲에서 감히 얘네들을 능가할 만한 이파리들은 볼 수 없다. 가지에 몰려 달려 있던 후박나무 초록 이파리들은 갈색으로 물들다가 제 무게를 견디지 못했는지 어느 날 뚝뚝 떨어져 지나다니는 이들을 놀래킨다. 어떤 건 뒤집어져 있는데, 뒷 면은 회색이나 비둘기색을 띄고 있다.
이 산을 매주 오르내린 지 십여년이 됐지만, 이 나무와 잎에 주목하기 시작한 건 3년 남짓하다(12/9/14). 그 전에도 그 자리에들 자라고 떨어지고 구르고 했을 텐데 전혀 못 알아보다가 처음 이 커다란 거인 발자욱을 발견하고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렇게 거대한 잎을 내는 나무라면 높이나 둘레도 굉장하겠다 싶었지만, 키는 커도 홀쭉하고 매끈해서 갸우뚱거리게 만들었다. 개중에는 심은 지 얼마 안 된 묘목처럼 작고 가느다라면서도 커다란 잎을 맺는 것도 볼 수 있는데, 볼수록 신기한 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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