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노을
Posted 2018. 11. 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올가을엔 맑고 쾌청한 날들이 이어지면서 저녁 노을에도 영향을 주어 고운 노을을 보여주는 날들이 많았다. 지난주 어느 날 퇴근하고 소파에 앉아 저녁 식사를 기다리고 있는데, 어둑어둑해진 서쪽 하늘이 베란다 창밖으로 노오란 저녁 노을을 선물처럼 보내왔다. 우리 동네에서 붉은 노을은 여러 번 봤지만, 이런 노란 노을은 쉬 보기 어려운데, 짙은 구름이 잔뜩 덮인 가운데서도 밤으로 가는 하늘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어서, 식탁으로 오라는 말을 잠시 잊을 정도였다.
일어나서 베란다 창문과 방충망까지 열고 카메라를 올려놓고 광각으로 한 번, 망원으로 한 번 노을을 찍어봤다. 오른쪽 1/3 지점에 삐죽 솟아 구름에 거의 닿을락 말락 하는 롯데타워도 보이고, 눈으로 보던 감흥까지 충분히 살려내진 못했지만 밤하늘로 바뀌기 직전의 풍경이 제법 느낌이 좋았다. 고운 건 아쉽게 사라지는 듯, 이 날의 저녁 노을은 무어가 그리 급한지 채 3, 4분이 지나지 않아 서둘러 밤의 스테이지로 장면이 바뀌면서 금세 사라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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