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이여, 쏟아져라
Posted 2019. 5. 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
우리도 복을 좋아하지만, 이 글자가 만들어진 중국 사람들 만큼은 못할 것 같은데, 그래서 그런지 대만이나 홍콩 같은 중화권을 여행하다 보면 곳곳에 빨간색 바탕에 황금색 글자로 복 자가 붙어 있는 걸 흔히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화교들이 하는 중국집에 가면 이런 복 자를 많이 볼 수 있는데, 그 중 상당수는 복 자가 거꾸로 붙어 있어 잠시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든다.
처음엔 잘못 붙인 건가 했는데, 알고 보니 그냥 바로 붙여 놓는 것보다 이렇게 거꾸로 붙이는 게 복이 쏟아져 내리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중국어과 나온 직원에게서 들은 적이 있는데, 곰곰 생각해 보니 말이 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사각으로 된 건 밑으로 바로 쏟아지라는 의미겠고, 원형으로 된 건 온 집안에 두루 퍼지라는 의미인지도 모르겠다.^^
우리 동네 중국집 가운데 푸챠오(福橋)란 제법 알려진 집이 있는데, 복을 잇는 다리란 상호에도 복 자를 쓴 데서 알 수 있듯이 식당 곳곳에 복 자가 걸려 있다. 복 자를 붙이려 이리저리 재는듯한 소녀 그림도 인상적인데, 바로 붙일지 거꾸로 붙일지 고민하는 자세가 자못 진지하다. 복 타령은 이쯤하고 중요한 건 음식맛인데, 꿔바로우-크림 새우-고추잡채에 이어 런치 세트 마지막으로 짜장면과 해물탕면 중 탕면을 시켰는데, 굴이 듬뿍 들어가고 살짝 매콤한 우동맛이 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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