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역 시 항아리
Posted 2019. 8. 14.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지하철 스크린도어에 시를 새겨서 기다리는 동안 잠시 시 감상을 하게 해 놓은 역이 많은데, 지난주에 들렸던 양재역은 한 술 더 떠서 플랫폼에서 나와 이동하는 한 귀퉁이에 취지를 적은 탁자를 놓고 그 위에 근사한 시 항아리를 올려 놓았다. 항아리 안엔 시를 인쇄한 작은 종이 두루마리들을 둘둘 말아 켜켜이 쌓아 놓았는데, 시제가 보여 마음에 드는 걸 자유롭게 골라 집어갈 수 있었다. 오~ 이런 문화 감수성 풍부한 깜찍한 시도라니!
자세히 살펴보면서 골라가기 뭐해서 대충 눈에 띄는 시제 중 요즘 많이 피어나는 꽃 능소화를 노래한 시를 하나 집었다. 이러 건 그 자리에서 서둘러 함부로 펴 보는 게 아닐 것이다. 마치 연애편지 받은 것인양 설레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곱게 간직하고서 아무도 없는 곳에서 사알짝 펴 보는 게 예의이다. 색지에 삽화까지 넣어 인쇄한 시는 러브레터가 아닌지라 크게 감동적이진 않았지만^^, 마음에 전해져 잠시 휴식하는 덴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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