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에 매미는
Posted 2019. 8. 3.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올 장마도 거진 지나간 것 같은데, 7월 말엔 며칠간 게릴라성 폭우가 세차게 몰아쳤다. 새벽 내내 내리던 비가 아침까지 그치지 않았는데, 베란다 방충망에 매미 한 마리가 날아와 매달려 있었다. 밖은 아직 세찬 비가 몰아치고 있었는데, 어쩌다가 8층 우리집까지 날아와 오도가도 못하는 딱한 신세가 됐나 모르겠다. 저 작은 몸으로 내리치는 비를 몇 시간째 맞고 있는 건데, 아니 홀딱 뒤집어쓰고 있었는데, 많이 딱해 보였지만 어찌할 도리가 없어 그저 비가 그치기 만을 같은 마음으로 바래주었다.
동네를 걷다 보면 아파트 단지나 산책로 주변에 벚나무가 많이 보이는데, 그 중 몇 그루에서 매미 껍데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매미가 탈피해 껍데기만 남아 있는 것이다. 잘 알려진 대로 거의 7년을 땅속에 있다가 2주 정도 살다가 죽는다는 매미의 일생은 우리가 보기에는 무척 기구해 보인다. 숫놈만 운다는 매미의 맹렬한 울음 소리는 짝을 찾는 간절한 몸부림이라니, 한여름 우리집 베란다창에 매달려 새벽부터 아침까지 소리쳐 울어대도 귀찮아하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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