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난 뿌리
Posted 2020. 9. 25.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산에 다니다 보면 땅 속에 있어야 할 뿌리들이 겉으로 두드러지게 드러나 있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뿌리가 저절로 솟았을 리는 없고, 뿌리 위를 덮고 있던 흙들이 비나 바람 그리고 산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의 발걸음에 조금씩 채이고 파이고 흩어지면서 어느날 이렇게 두드러지게 되는 것일 게다. 이렇게 드러난 뿌리들은 땅 위에 그대로 노출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중 일부는 다시 끝 부분이 본연의 모습 그대로 땅 속으로 파고 들어가 뿌리를 내리기도 한다.
검단산 등산로에서도 이렇게 뿌리를 드러내고 있는 나무들을 어렵잖게 볼 수 있는데, 뿌리가 마치 등산객들이 밟고 지나가도록 놓인 발판처럼 되었다. 다행히 모든 뿌리가 이렇게 적신(赤身) 상태는 아니고, 대부분은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길래 망정이지,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쓰러질 위기에 처할 수도 있을 것이다. 8년 전 팔당 예빈산에서도(5/22/12) 비슷한 풍경을 한참 바라봤다.
특히 지형상 평평한 곳보다는 경사가 진 곳들에서 드러난 뿌리를 많이 볼 수 있는데, 그도 그럴 것이 파이고 쏠리고 쓸린 흙은 아래로 흘러내리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또 등산객이 많이 다니는 언덕에 있는 나무들은 속수무책으로 뿌리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물론 나무들 가운데는 원래부터 뿌리를 땅속과 땅 위에 함께 내리는 나무들도 많다. 최근에 본 것 가운데 겉으로 뿌리를 거대하게 드러낸 나무로는 뉴질랜드 나카탐볼 나무:(1/14/19)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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